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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둥둥 Jun 23. 2021

10. 화훼기능사 실기 봤습니다

6.7 - 6.22 동안 제가 뭘 했냐면

유월은 제 생일이 있는 달입니다 (6.8, 화)

회사 다닐 때에는 불편해서 카톡의 생일 알람을 꺼뒀었어요.

오랜만에 카톡 알람을 켜 두니 반갑고 고마운 분들이 연락을 많이 주셔서 이달 내내 약속이 많았습니다.


6.7(월)에 화훼기능사 실기대비반이 종강했습니다.

종강기념으로 주변에 같이 앉던 분들과 수업이 끝나고 강남 오빠닭에서 치맥을 했어요.

예전에 드림클래스(첫번째) 친구들과 갔던 곳입니다. 여전히 잘 있더라구요.

나가는 길에 스티커사진도 찍었습니다. 10년 만인 것 같아요.


6.8(화)은 월요일에 남은 꽃으로 연습을 하다가 (전)회사 친구들을 만나러 방이동에 갔습니다.

한참 전에 잡힌 약속이라 생일 덕분은 아니었는데, 작은 케잌도 사오셔서 잘 먹었습니다.


6.9(수)에는 엄마랑 잠실에서 점심을 먹고, 저녁은 전 회사 팀장님께서 저녁을 사주신다 하여 신촌에 들렀습니다.

오랜만에 점을 돌다가 만난 몇몇 선배들에게 인사했는데, 몸에 독기가 싹 빠졌다고 하시더군요.

회사 다닐 때 독기가 올랐었나 되돌아봤습니다.

얕잡아 보이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던 것 같아요. 회사는 야생입니다.


6.10(목)과 6.17(목)에는 화훼기능사 실기시험 대비 특강을 들었습니다.

한 번에 15만 원이라 부담스럽긴 했는데, 한 번에 꼭 붙자는 마음으로 신청했어요.

10-17시동안 선생님과 신청자 세명이 작게 하는 수업이라 아주 집중해서 잘 들었습니다.


6.11(금)에는 얀센 백신을 접종했습니다.

12시에 백신 접종하고, 3시에 고용노동부 서부지청에 상담도 다녀왔습니다.

저는 당일 오후 8시부터 일요일 오전까지 열이 좀 있었어요.

37.6도까지 체온이 올라갔고 몸살처럼 아프다가 일요일 오후가 되어서 나아졌습니다.

항체는 14일쯤 지나야 생긴다고 하니 글을 쓰는 지금쯤은 백신 효과가 나타났겠어요.


6.14(월)에는 현민이랑 서울서부 버스투어를 다녀왔습니다.

중계역에서 시작해서 노원구 - 도봉구 - 강북구 - 성북구 - 동대문구 - 광진구를 다녀왔습니다.

저도 서울생활의 대부분을 서쪽에서 지내다보니 저 동네들은 미지의 영역이었거든요.

노원구의 주공아파트들과 다른 구들을 버스를 타거나 걸으며 돌아다녔습니다.

노원구가 제일 재미있었어요.

건대 앞에서 저녁으로 곱창볶음을 먹었는데 맛있었습니다.


6.15(화)에는 분당 사는 친구가 점심을 사준다고 해서, 6월에 오픈한 스시소라 정자점에 다녀왔습니다.

코우지 그룹의 미들로우급 스시야예요.

지난번 호시노소라가 너무 맘에 들어서, 내가 분당 갈 테니 여기 예약을 뚫어달라 했더니 전화로 예약을 잘 잡았더라구요.

친구 덕분에 점심을 아주 맛있게 먹었습니다.

저녁에는 전회사 동기 형님께서 밥을 사주신다 하여 강남의 청류벽에 다녀왔습니다.

퇴사한 다른 동기도 곧 생일이라 같이 만났어요.

보쌈이랑 막국수 맛집이라 막걸리를 많이 먹고 나섰는데, 퇴사한 또 다른 동기가 제주도에서 도착하자마자 합류하겠다고 열의를 보이는 바람에 그 친구 집 앞에서 와인한병 마시고 헤어졌습니다.

잘 맞는 친구는 가끔 만나도 오랜만에 만나도 할 얘기가 너무 많아요.

상황만 되면 밤을 샐 뻔했습니다만 다행히 새벽 한시쯤 아쉬움을 묶고 헤어졌습니다.


6.16(수) 저녁에는 블루스퀘어에 뮤지컬 "드라큘라"를 보러 다녀왔습니다.

생일선물로 티켓 두장을 선물받아 친구와 함께 다녀왔어요.

코로나때문에 이년만의 공연이었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신성록 배우님이 노래를 그렇게 잘하시는 줄 몰랐어요.

오랜만에 간 한남동은 여전히 너무나 사랑스러웠습니다. 제 최애 동네예요.


6.19(토)는 드디어 화훼기능사 실기시험날이었습니다.

금요일에 꽃을 받아다가 집 안에 부려놓고, 토요일 아침에 바리바리 싸서 서울공업고등학교로 갔습니다.

화훼기능사 실기시험은 과제별 꽃도(100본도 넘어요) 도구도 다 응시자가 준비해야 합니다.

짐이 많아서 친구가 이동을 도와줬습니다. 넉넉히 출발했는데도 막상 마음은 조급하더라구요.

후문으로 들어가야 했는데 조금 돌기도 했고, 보통 교실에서 시험이 진행되었던 것 같은데 이날은 체육관에서 모여서 시험을 봐서 당황하기도 했습니다.

시험 보시다가 다치시는 분도 많았는데, 저는 다행히 안다치고 무사히 시험을 끝냈습니다.

발표는 7.9(금)에 나는데 합격과 불합격의 감이 잘 안와요.

제가 시험 감이 좋아서 보통 바로 직감하는 편인데, 정말 모르는 건지 아니면 떨어지겠다는 예감을 피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아침에 카톡으로 바로 알려준다고 하는데,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6.20(일)에는 중-고등학교 동창이면서 가장 친한 친구 중 한명과 점심을 먹고 한창 수다를 떨다가 저녁때 또 다른 친구와 만나서 저녁을 먹었습니다.


6.21(월)에는 군대 자대 동기를 오랜만에 만나 저녁을 먹고 한강에서 밤늦게까지 있었어요.

일 년 반을 같이 지낸 동기라 너무 각별한데, 따져보니 이년만이더라구요.

속상해서 다른 동기형 하나에게도 연락해 만나자고 칭얼댔습니다.

셋의 성이 고, 양, 이라 군대 안에서 고양이기수라고 불렸던 생각이 문득 나네요.

기수대로 이름이 써져있는 청소구역 배분판을 보고 선임중 한명이 붙여준 별칭이었습니다.

빠르면 이번주, 늦어도 7월 초에는 셋이 만날 수 있을 거예요.

열두시가 넘어 막차가 끊겨 택시를 타고 돌아왔지만 여전히 얘기할 시간이 부족했습니다.


4월에 한창 약속이 많다가, 5월에 학원 때문에 좀 쉬고 다시 6월에 약속이 많았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여유가 생기니까 저는 가장 먼저 사람들이 생각나는 것 같아요.

매일 만나던 친구는 매일 만나고 싶고, 한동안 못 본 친구들도 자주 보고 싶습니다.

옛날 얘기도 요즘 얘기도 왜 이리 새롭고 재미있을까요.

열심히 체력을 비축해서 남은 유월 약속들도 그득그득 즐겨보겠습니다.


가끔 부는 밤바람이 즐거운 계절이 되었네요.

인터넷에서 한창 놀리던 것처럼 소설 재질의 계절이 왔습니다.

또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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