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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el Dec 18. 2016

우린 자문하는 것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다

도저히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다면

내가 자라온 사회는 '질문'이란 존재와 친하지 않았다. 비교적 표현이 확실한 나조차도 궁금한 것이 생겨도 (많은 이들 앞에서는 더더욱) 손드는 것을 주저한 적이 많았다. 하물며 남에게 질문하는 것조차 익숙하지 않은 우리이기에 '자문하기'란 낯선 행위에 가까울 것이다. 최근 만난 친구 A는 진로에 대해 고민이 많았다. 예전부터 도전해보고 싶었던 일이었으나 막상 일의 매력도도 혼란스럽고, 지금 일하는 회사도 만족스럽지 않다며 털어놓았다. 나 또한 그런 종류의 고민을 했었고 앞으로도 수없이 할 것이다. 그럴 때마다 나는 스스로에게 몇 가지 질문을 늘어놓았다. 어린 시절 즐겨 읽던 잡지 속 심리테스트처럼 가지가지마다 YES or No를 나누었다. 그리고 이건 실타래처럼 얽힌 고민들을 나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효과가 있었다.

flowchart question

예를 들면 '나는 이 일을 하고 싶은가?'라는 질문부터 시작해서 '얼마나 하고 싶은지', '내가 원하는 가치를 얻을 수 있는 곳인지' 등등의 질문을 나만의 순위로 배열한다. 가끔은 내가 뭘 우선하는지 스스로조차 정의 내리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 이렇게 자문하다 보면 제법 깔끔해진다. 비록 이렇게 내린 답이 나중에 돌이켜봤을 때 최상의 답이 아닐 수도 있다. (나는 이걸 '그때의 결정이 나중에 와보니 시세가 떨어졌을 뿐'라고 생각한다. 마치 금처럼 말이다.) 그러나 충분히 숙고하고 내린 결정임은 틀림없다. 충분히 생각하지 못한 걸 후회하고 싶지 않을 때, 아무리 남에게 조언을 구한들 마음에 확 와 닿지 않을 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자문하기는 꽤 괜찮은 방법이었다. 뻔하디 뻔한 얘기지만 요즘따라 고민 많은 시간을 겪는 친구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바라며 적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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