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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el Sep 27. 2017

감당할 수 있는 마음의 깊이

연애하다 보면 그런 게 있는 것 같더라

얼마 전 친구 A는 생애 처음으로 자신이 먼저 좋아하는 상대방과의 연애를 하게 됐다고 밝혔다. 정말 설레면서도 한편 상대방이 자신만큼 표현하지 않아 불안하고 자신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자세히 들어보니 상대방도 아예 마음이 없는 거 같진 않아 내 나름의 조언을 건넸다.

본인은 호감을 확신하고 시작한 연애지만 어쩌면 상대방은 아직 확신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다. 서운하게 들리겠지만 받아들여야 한다. 표출하지 않고선 못 배기겠는 마음을 보여주는 건 이해되나, 그 결과가 상대방을 몰아붙이게 되어선 안된다. 사람마다 감당할 수 있는 마음의 깊이가 있기 때문이다.

저렴한 비유지만(?) 본인이야 1억짜리 선물을 주는 게 부담이 안돼도 상대방은 그만큼의 선물을 줄 만한 형편이 아닐 수 있다. (심지어는 받는 것조차 감당이 안될 수도 있다.) 상대방이 어떤지 생각 않고 무조건 1억짜리 선물을 주고 싶다면야 적어도 주는 걸로 만족하고 되돌려 받겠단 생각은 하지 말아야 한다.


시..싫어

가령 내게는 '배타적인 애정'은 1억짜리 선물이다. 삶에 있어 상대방이 무조건적으로 최우선 순위고 타인과의 관계를 끊어가면서까지 만나야 되는 애정이랄까. 그건 감당할 수도 없을뿐더러 주기도 힘들 것 같다. 사람에 따라선 그게 가장받고 싶은 선물일 수도 있지만 어쨌든 나는 그러하다. 

돌아가서 친구에게 정말 잘해보고 싶다면 지금 상대방의 감당할 수 있는 마음의 깊이에 대해 생각해보고 느껴보라고 했다. 호감이 있다면 언젠가는 네 애정을 담을 수 있는 마음의 깊이가 될 거라며, 부디 혼자 불 지피고 지쳐서 꺼버리지는 말라고 주제넘지만 그런 충고를 했다. 그 나이에(?) 애간장 타는 연애를 할 수 있음에 감사히 여기라는 말과 함께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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