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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랑선생 Nov 09. 2021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2쇄 소식을 알려드려요

소식과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봅니다.

안녕하세요.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2쇄를 찍었다고 해요. 1쇄로 찍은 3천 부가 모두 소진되었다는 소식을 (실은) 지난주에 들었습니다. 원래 브런치에 중쇄 소식을 올리는 편은 아니지만 -주로 인스타에 올리게 되더라고요-, 이 책만큼은 브런치에서 자라난 글로 이루어진 책이니까 소식을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

제가 책을 쓰고 쓰고 출간한 이후부터 부러운 마음으로 멀찍이서 바라보는 말 중 하나가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라는 이야기입니다 ㅋㅋ 출간 직후 며칠, 몇 주만에 2쇄, 3쇄를 찍어내는 책들을 보면 너무 신기하고 제 현실과 동떨어진 일로 느껴지고 그렇더라고요. 물론 제가 낸 책들도 나름대로 그 길을 잘 걸어가고 있습니다(청소년 교양서의 경우에는 성인 책에 비해 조금 수명이 긴 편이기도 하고요).


 집필한 책 중에 몇 쇄를 찍은 책들도 사실 있고, 예전에 공저로 쓴 책 중 하나는 조용히 10쇄 정도를 찍은 경우도 있었던 것 같아요 -출간된 지 오래된 책이라 기억이 조금 가물가물합니다만-. 반면 세상에 나온 지 제법 되었지만 2쇄를 찍지 못한 책도 꽤 있어요.


 저는 책을 쓸 때 똑같이 노력하는 편이지만 각 도서마다 출간된 후에는 조금씩 다른 길을 걸어가더라고요. 책의 완성도, 집필할 때 기울인 노력의 정도와 판매량은 약간 별개의 일이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베스트셀러 중에 완성도 높고 좋은 책이 많기는 하지만, 반드시 그 둘이 일치하는 건 아닌 듯 싶습니다. 바꾸어 말하자면, 잘 팔리지 않는 책 중에서도 좋은 책이 많고요). 전 여전히 책의 판매량에 상당히 연연하는 사람이기는 하지만 ㅎㅎ 그래도 썼던 책 한 권 한 권이 집필할 때의 기억과 함께 소중한 자식들로 남은 건 사실입니다.


 아무튼 세상에 '백만 부, 몇 십만 부 베스트셀러'라는 말을 온라인 서점에서 쉽게 볼 수 있지만, 책 천 부, 몇 천부를 판매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경험상 잘 알기에 2쇄 소식에 정말 많이 감사했답니다.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은 아무래도 특별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책입니다. 아무리 봐도 이 책에 담긴 글들은 저 혼자 쓴 거라 느껴지지 않거든요. 많은 분들과 댓글을 통해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글을 완성했기 때문입니다. 감정을 바깥으로 꺼내는 걸 꺼리는 제가, 처음으로 마음을 표현해 글을 쓴 거라 더욱 특별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솔직히 말씀드리자면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이 브런치 북 프로젝트에 수상하며 책이 될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을 때 '이게 책으로 나오면 판매가 쉽지 않을 수도 있겠구나'라는 생각도 내심 했었어요.

 

요즘에는 유명인이 쓴 책이 아닌 이상, 책 컨셉이나 제목이 독특하거나 약간이라도 튀어야 주목을 받기 쉽고 판매로 이어지기 쉽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의 경우 '그림'과 '위로'를 연결 지어 세상에 나온 책이 이미 꽤 있었기 때문에 '책이 독자의 눈에 띄기는 어려울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을 어렴풋이 했었습니다. 게다가 명화에 관련된 책을 좋아하시는 독자들도 많지만 미술에 관심이 없는 분들께는 이게 접근 장벽이 될 수도 있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편집자님도 저도, 이 책의 제목을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으로 최종 결정하는데 큰 이의가 없었어요. 아무래도 여태까지 매거진에 글을 써온 취지에 가장 맞는 제목이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실린 글을 쓰면서 저 스스로도 위로를 많이 받았고, 글을 읽고 위로를 받은 분들도 계셨을 거라 생각합니다.

 

표지 그림은 편집자님이 찾아 주신 작품입니다. 반응이 정말 좋았어요.

 

처음에 글을 발행할 때에는 의문이 가졌었어요. 제 무거운 이야기를 털어놓았기 때문에 읽는 분들께 부담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글을 읽고 마음이 편안해졌다' '마음이 가벼워졌다'는 댓글이 있어서 한동안 의아해했던 기억이 납니다. 매거진에 글을 올리고 한참 지난 후에야 '공감이 주는 위로'가 있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작년에 나름대로 고된 시간을 보내며 쓴 글이라 이 책이 더욱 각별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물론 한국에 돌아오면서 제 생활이 많이 안정되고 좋아졌지만, 작년 힘들었던 시간의 후유증이 약간은 남아 있어요 - 며칠 전에 편집자님과 이런 이야기를 잠깐 나누기도 했습니다-. 한국에 돌아오면 자존감과 에너지가 자동충전되어 자신감 뿜뿜한 모습으로 지낼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그렇지는 않은 것 같고요 ㅋㅋㅋ. 이런저런 감정들을 어떻게 풀어내야 할지 매거진에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려 합니다.  


아무튼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 소통을 해주시는 이웃분들께 이것저것 감사하다는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대체로 많이 정제된 글을 브런치에 쓰는 편인데 아무 이야기나 주절주절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네요. 지난주에 말씀드렸던대로 원고 마감이 있어서 다음 주까지는 글을 올리지 못할 것 같지만 다다음주 화요일(23일)에는 다시 매거진에 글 올리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참, 제가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추가 원고 쓸 때 즐겨듣던 노래예요. 오늘은 그냥 한 번 올려봅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PRKz5X4JWy4&list=RDPRKz5X4JWy4&start_radio=1

권순관의 '그렇게 웃어줘'라는 노래예요. 우연히 유튜브에서 찾았던 노래인데 잔잔한 분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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