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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랑선생 Sep 07. 2022

신간 <그림의 말들> 출간을 알려드립니다.

ft.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매거진  

안녕하세요. 이웃분들 & 구독자님들! 제 신간 <그림의 말들>이 출간되어서 이렇게 알림 글을 올립니다. 개인적으로 9번째로 세상에 나오는 제 책입니다.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매거진에 지난 1년 간 올린 글을 바탕으로 엮어진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요. 제 솔직한 이야기로 시작해, 명화와 화가의 삶을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과 고민의 해법을 찾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제 글을 읽어주셨던 분들께서는 아실 수도 있겠지만, 2020년에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매거진에 발행했던 글로 제8회 브런치북 프로젝트에서 대상을 수상해서 이미 작년에 책으로 나온 바 있어요. 그리고 읽어주신 분들이 계셔서, 책 출간 이후에도 같은 매거진에 글을 계속해 올렸습니다. 운 좋게도 2021년 ~2022년에 쓰인 글로 이번에 또다시 <그림의 말들>이라는 책을 출간할 수 있었습니다.







책 속에는 기본적으로 제가 5년 간 중동에서 해외살이를 했던 일들을 바탕으로 쓰인 글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힘들고 외로운 시간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저를 조금은 다른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게 만들어준 기회였어요. 그래서 이런 문장을 담기도 했습니다.


머나먼 이국에서 경계인으로 살면서 알게 된 것들이 있다. 한국에서는 ‘좋다-나쁘다’, ‘훌륭하다-형편없다’로 분류 가능한 이분법의 세계를 살았다. 이제는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것들, 형편없어 보이지만 훌륭한 것들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안다. 과거에는 빠른 속도로 나아가는 데 몰두하는 인간형이었다면, 삶의 느린 속도를 수용할 만한 겸허함도 익혔다. 나를 둘러싸고 있던 외부 환경이 사라지니, 겉껍데기를 벗은 내가 진정으로 누구인지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 나는 여전히 혼란 속에 있지만, 한편으로 '새로운 나'를 찾는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그림의 말들> 속 '익숙했던 나와 이별을 고하는 순간' 중에서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때도 마찬가지였지만 작업을 하면서 '내가 인생에 대해 말하는, 그런 글을 쓸 자격이 있나?' 고민을 참 많이 했습니다. 제가 다른 사람의 인생에 조언하거나 제 깨달음을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는 인간형은 아니에요. 인생에 대해 논할 만큼 내가 뭘 많이 아는 사람도 아니라는 생각에, 원고 작업하면서 5분에 한 번씩 현타가 오기도 했어요.


게다가 글을 쓴다고 해서 대단히 겸허하거나 초연해지거나, 믿음직스러운 어른이 되었다거나 그런 것도 아니었고요. 여전히 저는 게으른 완벽주의자라서 일을 많이 미루고, 10분에 한 번씩 어딘가 멀리 도망가고 싶어 지고, 스스로가 바보 같이 느껴질 때도 있어요(솔직히 최근 며칠 동안 그랬네요)  


하지만 글을 쓰면서 변한 건 하나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고민과 외로움에 대해 이따금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어요. 고백하건대 그런 상상력이 돈을 벌어다 주는 것도 아니고, 글쓰기 실력을 높여주는 것도 아니고, 근사한 인생을 가져다주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도 기묘한 소속감 같은 게 생기면서 제가 조금은 바뀌었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나처럼 끊임없이 고민하고 힘들고, 외로움에 시달리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사람들이 있다'는, 저 역시 그런 사람 중의 하나라는 소속감입니다. 어쩌면 그런 생각이 브런치에 글을 꾸준히 발행하는데 도움이 되었고, 저를 조금이라도 더 어른으로 만들어 주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책은 '어른이 되어가는 길목에서 그림이 건네준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세상 누구보다 더 많이 마음의 파동을 겪어 본 저라서 쓸 수 있었던 글이 대부분이에요. 흔들리면서도 중심을 잡고 한 발짝이라도 나아가는 이야기를 담았어요. 인간관계뿐 아니라 자존감, 번아웃,  재능에 대한 고민, 비교와 질투, 선택의 순간, 새로운 시도에 대한 두려움 등 많은 분들이 한두 번쯤 해봤을 만한 인생 질문에 대한 답을 그림에서 찾아보았습니다.


브런치에 올린 글과 명화에 얽힌 사연이 잘 어우러지지 않는 경우에는 그림을 전부 바꾸는 방향으로 글을 수정했고, 글 앞의 사연을 조금 바꾼 경우도 있어요. 추가 분량도 새롭게 책에 넣었기 때문에, 아마 브런치에 올린 글과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갈 수도 있어요. 이 과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그래도 끝까지 정성을 들이려고 편집자분도 저도 많이 노력했습니다.






솔직히 신간 출간 소식을 들으면 '얏호! 내 글이 책으로 나왔네!'라는 생각보다 '아이고 올게 왔구나. 어쩌지?' 싶으면서 어딘가 멀리 도망가고 싶어지기는 합니다. 출간 후유증이라고 갑자기 허탈하고 마음이 심란하고 내 책을 계속 검색해보며 판매지수를 보고 좌절하는, 그런 스트레스 증상이 출간 후에 생기곤 하거든요. (아마 출간하신 많은 분들이 비슷한 경우를 겪어보셨을 거라 생각해요)  9번째 출간이라 증상이 많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회피 욕구마저 없어진 건 아니거든요.  


 게다가 며칠 전 책이 출간됨과 동시에 1년 간 이어온 제 인스타그램 계정에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 겹쳐서( 인스타에서 보내준 비밀번호 재설정 메일이 저에게 절대 오지 않는 그런 고통의 뫼비우스의 띠 같은 상황이네요) 지금 출간 소식을 한창 알려야 하는 그런 시기인데 싶으면서, '출판사랑 편집자분께 너무 죄송한데' 이런 생각도 들고 많이 슬프더라고요.  


'이건 인스타그램을 아예 때려치우라는 신의 계시인가!'라는 생각도 했지만, ㅎㅎ 그래도 독자분들과 이웃분들과 소통했던 공간을 아주 놓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계정을 만들었습니다. 제 소식에 대한 이야기도 하지만, 기획 출간 관련 팁이나 카드 뉴스도 만들면서 나름대로 보람이 있었거든요.


 원래 계정에 팔로워가 1300명이었기 때문에 좀 많이 슬프기도 했고  꼬박꼬박 1년 반 가까이 활동을 했던 터라 참 헛웃음이 많이 나긴 했고 인스타에 아무 대항도 할 수 없는 제 스스로가 똥멍청이 같다는 생각도 좀 하긴 했어요. (어제는 살짝 눈물도;;;)  그래도 '팔로워가 많든 적든 그냥 묵묵히 계속하는 게 나다운 거 아닌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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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책의 링크를 올립니다. 이제 온라인 서점에서 판매를 시작했다고 합니다.

http://www.yes24.com/Product/Goods/112596926


http://www.kyobobook.co.kr/product/detailViewKor.laf?mallGb=KOR&ejkGb=KOR&barcode=9791197889165&orderClick=SPY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301060498

                    


다음 주 화요일(13일)에는 저 개인적으로 하는 서평 이벤트와 출간 후기(+책 집필할 때의 팁 조금)를 올리겠습니다. 책에 실린 글은 매거진에서 대부분 발행 취소를 하게 되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책에 실린 글 중 4개 정도의 글만 맛보기(?)로  그림의 말들 매거진에 남겨 놓았습니다. 아무래도 저뿐만 아니라 출판사 분들도 계시고, 여러 가지 입장을 생각해서 삭제하는 것이 낫지 않나 싶어 발행 취소를 했는데 양해의 말씀을 드립니다.


늘 그렇지만 읽어주시는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온라인에서 제 글을 읽어주시는 분들이 계시지 않았다면 애초에 세상에 나오지 않았을 책이에요.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도 그랬지만 저 혼자 쓴 것이 아니라 독자분들과 소통하면서 함께 만들어간 글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 편안히 보내시고, 화요일에 매거진 글로 다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p.s. 위에 인스타그램 이야기를 넣어서 글을 발행하고, 새벽 1시에 기대감 없이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았는데, 기적적으로 제 원래 인스타그램 계정에 다시 접속할 수 있는 링크를 받았어요. 괜히 이런저런 얘기를 늘어놓아서 읽으시는 분들께 걱정 끼쳐드린 것 같아 정말 죄송합니다ㅠㅠ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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