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그림으로 나를 위로하는 밤 매거진
머나먼 이국에서 경계인으로 살면서 알게 된 것들이 있다. 한국에서는 ‘좋다-나쁘다’, ‘훌륭하다-형편없다’로 분류 가능한 이분법의 세계를 살았다. 이제는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한 것들, 형편없어 보이지만 훌륭한 것들이 세상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안다. 과거에는 빠른 속도로 나아가는 데 몰두하는 인간형이었다면, 삶의 느린 속도를 수용할 만한 겸허함도 익혔다. 나를 둘러싸고 있던 외부 환경이 사라지니, 겉껍데기를 벗은 내가 진정으로 누구인지 질문을 던지게 되었다. (...) 나는 여전히 혼란 속에 있지만, 한편으로 '새로운 나'를 찾는 과정을 거치는 중이다.
<그림의 말들> 속 '익숙했던 나와 이별을 고하는 순간'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