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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ista Seo Nov 16. 2018

소리에게 소리를 묻다

충북 영동 국악체험촌, 민주지산 휴양림

 소리 1: 우리 음악에는 어떤 것들이 있어?

 국악 :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어. 1) 궁중에서 행해지던 음악인 아악, 당악, 향악 등을 포함해 조선시대 선비들이 연주했던 음악인 정악과 2) 민간에서 즐겼던 민요, 산조, 시나위, 잡가, 판소리, 농악 등의 민속악, 3) 종묘 제례악, 문묘 제례악 같은 유교 제례악과 불교 음악 등의 제례악, 4) 일제 강점기 때부터 시작된 개량 국악 등 창작국악으로 나눌 수 있지.


 소리 1: 민속악, 제례악, 창작국악 같은 거는 대강 이해가 가는데 아악, 당악…… 이런 거 뭐야? 자세히 이야기 좀 해줘

 국악 : ㅋㅋㅋ 어렵지… 아악(雅樂)은 중국 송나라에서 들여온 음악을 말해. 우리나라에는 고려시대부터 각종 국가적 제사와 궁중연회 등에서 사용되어 오다 조선시대 세종 때 정리와 복원이 가장 많이 이루어졌고 그 일을 주관한 사람이 우리나라 3대 악성이라 불리는 사람 중 한 명인 박 연(朴 堧)이야. 왜 이때 이런 정리가 크게 이루어졌는지는 뒤에서 이야기하기로 하고… 먼저 박연에 대해서 조금 이야기하면 충북 영동군이 고향인 박연은 영동의 향교에서 수학을 한 후 34세에 문과에 합격해 관직에 진출하면서 세종과의 인연이 시작되었어. 가야금과 피리 연주에 탁월했을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고유 음악의 토대를 마련하였지.


 그의 업적으로는 첫 번째 궁중 제례악을 정확하게 연주할 수 있는 악기를 만들었다는 점. 연습용으로 금, 슬, 대쟁, 생, 봉소를 비롯해서 화, 우, 피리, 훈, 지, 아쟁, 가야금, 거문고, 향비파까지 완성을 했지.  뭐니 뭐니 해도 오래되고 낡아 정확한 음이 나오지 않던 석경을 조선식 석경으로 개조해서 편경을 만든 것이 가장 혁혁한 공일 거야. 두 번째는 정확한 악서(樂書)를 만들기 위한 음악이론을 정비해서 ‘아악보(雅樂譜)를 편찬했어. 이런 그의 노력을 토대로 해서 조선 성종 때 ‘성현’의 ‘악학궤범(樂學軌範)이 완성되지. 세 번째는 아악의 정비와 함께 ‘종묘제례악’을 완성했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음악에 관한 각종 정책과 제도 확립에 공헌했으며 국가 의례 확립에 크게 기여한 것 등을 말할 수 있어….


 참, 정악 중 당악(唐樂)은 북송에서 들어온 사악(詞樂)을 말하는데 현재 전해지는 것은 2곡뿐이야…. 향악(鄉樂)은 아악과 당악을 제외한 고유의 향토 궁중 음악을 말하는 것이고…


 국악 : 아~ 하나 더… 왜 조선 초기에 아악의 정리가 이루어졌을까? 조선 건국 사상인 성리학의 《예기》에 음악과 정치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말이 나와. ‘세상을 다스리는 음이 편안해서 즐거우면 정치가 조화롭게 된다. 이 때문에 성(聲)으로 음(音)을 알고, 음을 살펴 악(樂)을 알고, 악을 살펴 정치를 알게 되어 정치의 도리가 갖추어진다.’ 어때? 조선이 창업 초기 예악을 매우 중요시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알겠지?


 마침, 이곳 영동은 이야기한 대로 난계 박연의 고향이기도 해서 매년 9~10월이면 ‘난계국악축제’가 대표 축제로 열리고 있어. 뿐만 아니라 ‘국악체험촌’ ‘난계국악기제작촌’ ‘난계국악박물관’등 이 영동에 있어서 이곳에 오면 우리 국악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을 체험하고 경험할 수가 있지…. 여기서 난계는 박연의 호다. 오늘은 특별히 세계적으로 핫한 우리의 사물놀이를 중심으로 국악체험촌을 맛보도록 할게.


 여기까지 왔으니 ‘국악체험촌’에 가기 전에 영동의 명산 ‘민주지산’에 잠깐 들렀다 가야지... 오키?


 …….


 소리 1: 어휴… 이 산 장난 아니네. 계곡도 깊고… 울창한 게 가볍게 볼 산이 아닌데….

 국악 : ㅋㅋㅋ 우리나라 100대 명산에 드는 산이야. 소백산맥의 중앙에 자리 잡고 있는 높이 1,242m의 화강암으로 이루어진 산으로 충청, 전라, 경상도의 3 개도를 경계로 하는 삼도봉을 안고 있어… 산림이 울창해서 산림욕도 하고 치유하기에도 좋은 곳이지. 영동군에서 자연 휴양림을 운영하고 있으니 인터넷으로 신청해서 이용할 수 있어. 물론 선착순 야영 데크도 있지…. 쉬고 싶을 때 들려봐 후회 안 할 거야….


 자, 이제 ‘국악체험촌’으로 가자….

민주지산 자연 휴양림 모습

 국악 : 어때 시설 좋지? 국악체험촌은 300석의 공연장인 ‘우리소리관’과 국악기 연주 및 명상체험 등의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는 ‘소리체험관’을 비롯해서 숙박이 가능한 ‘국악누리관’, 세계 최대의 북 ‘천고’가 안치되어 있는 ‘천고각’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어.

 소리 1: 워메~ 으리으리하구먼~

국악체험촌 전경과 소리창조관 모습

 국악 : ㅋㅋㅋ 자~ 입 다물고…. 국악 중에서 서양음악이나 다른 나라 음악과 활발하게 협연을 하는 등 세계에 가장 많이 알려진 우리 음악이 사물놀이 일 거야. 사물놀이의 역사는 알고 보면 얼마 되지 않아. 1978년에 최초로 ‘사물놀이’라는 이름으로 창단된 연주단에 의해서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지. 자, 그럼 여기서 질문 하나. 사물놀이에 나오는 악기는 무엇 무엇이게?

 소리 1: 아~ 누굴 뭘로 알고…. 꽹과리, 징, 북, 장구 (으쓱…)


 국악 : 빙고! 훌륭해! (요즘은 초등학생도 다 안다) 본래 사물은 불교의식에 사용되던 법고, 윤판, 목어, 범종의 네 가지를 가리키던 말이었는데 후에 바깥채비 소리에 쓰이는 태평소, 징, 북, 목탁을 가리키는 말로 전용되어오다 다시 절 걸립패의 꽹과리, 징, 장구, 북을 가리키는 말로 되어 오늘날까지 이르고 있지.

 두 번째 질문. 사물놀이에서 서양음악 오케스트라 지휘자의 역할을 하는 악기는?

 소리 1: 꽹과리!

 국악 : 어~ 제법이야! (그 정도는 다~ 안다) 좋아. 지금부터 꽹과리를 시작으로 사물놀이의 네 친구들이 직접 자신에 대해 이야기하고 소리 내는 법을 알려주도록 할게. 난 좀 쉰다. 어이~ 꽹과리!


 꽹과리: 반갑습니다. 꽹과리라고 합니다. 일단 우리 네 친구들을 대표해서 여기에 온 걸 환영하는 바입니다.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되길 바라며 제 소개부터 하면…. 보시다시피 전 놋쇠로 만든 둥근 모양으로 지름이 20cm 내외입니다. 조금 있다가 만나 보시게 될 징보다 크기는 작지만 모양은 같다고 보시면 됩니다. 저는 어디에 쓰이느냐에 따라 불리는 이름이 다릅니다. 궁중의 제향 때에는 ‘소금’이라 불리고, 농악이나 무악에서는 ‘꽹과리’라고 불립니다. 그리고 홍사채라는 끈으로 손잡이를 만들고 나무를 깎아 만든 꽹과리 채로 제 몸을 치면 소리가 나게 됩니다. 칠 때는 약간 비껴 쳐야 쇠의 파열음을 막을 수 있고, 어떨 때는 끈을 잡은 손의 손가락으로 내 뒷면을 눌렀다 떼었다 하면서 다양한 소리를 내기도 합니다. 농악에서 나를 치는 사람을 상쇠, 부쇠 등으로 부르는데, 상쇠는 지휘 자격으로 전체의 흐름을 지휘합니다. 상쇠는 땡땡한 음색에 높은 소리가 나는 꽹과리를 주로 쓰고, 부쇠는 이보다 부드러운 음색에 소리가 낮은 꽹과리를 즐겨 쓰고 있습니다. 이상 끝. 다음….

국악체험촌 가야금 체험실 풍경및 체험 장면

 장구 : 저 장구예요. 한자로는 장고(杖鼓)라고 씁니다. 중국 송나라 때 고려로 넘어왔어요. 오른손에 대나무로 만든 가는 채를 쥐고 그 채편을 치고, 왼손으로는 북편을 칩니다. 채편은 말가죽으로 북편은 쇠가죽으로 만들고 있어요. 죄는 줄은 홍진사나 다홍 무명실을 쓰고, 새굴레는 청사 피를 쓰는데 음 소리의 높낮음에 따라 새굴레를 좌우로 움직여 음고를 조절한답니다. 제가 사물놀이에서 하는 역할은 오케스트라의 악장 역할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장고 체험 모습

 북 : 북입니다. 양면에 소가죽을 매고 못으로 박거나 가죽 끈으로 얽어맨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한 손을 쓰든 양손을 쓰든, 북채로 치든, 손바닥으로 치든, 치는 사람 마음대로 치면 됩니다. 그래도 박자는 맞춰야지요. 식구들도 많아 20여 종이나 됩니다. 연주 때는 좌고, 행진에는 요고, 북춤에는 교방고 기타 법고, 소고 등 무지 많습니다.


 징 :  징입니다. 원래 군대 출신인데, 요즘은 농악, 무속음악(특히), 종묘제례악에까지 다 사용되고 있습니다. 명칭도 시대에 따라 다양하게 불렸습니다. 성별이 아니라 음고에 따라 암징과 수징으로 구분합니다. 암징은 저음, 수징은 고음입니다. 연주 방법도 취타나 농악에서는 왼손에 징을 들고 오른손에 징채를 잡고 치지만, 사물놀이를 할 때는 걸이에 걸어 놓고 앉아서 칩니다. 제일 서러울 때는 굿할 때 바닥에 엎어 놓고 칠 때입니다. 저를 치는 사람을 ‘징수’라고 부릅니다.

북 체험 모습

 국악 : 자, 이제 사물놀이 악기들에 대해서 기본적인 이해가 되었지? 누구나 여기 ‘국악체험촌’에 오면 훌륭한 시설에서 신나게 땀 흠뻑 흘리며 사물놀이 체험과 연습을 할 수 있어. 개인, 가족, 친구, 회사, 학교 모임 등 누구나 환영하니까 편한 시설과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마음껏 우리 음악과 악기를 경험하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지길 바래. 특히 소리1. 너. 맨날 우울하고 힘들다는 소리만 내지말고, 알았지? 자. 이제 마지막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 북 ‘천고각’으로 가자. 북의 지름이 5.5m, 길이 6m, 무게가 7t이나 된단다.


 그곳에서 하늘을 깨우는 소리에 우리들의 소원을 실어 보내자….


천고각 모습







O ‘민주산 자연휴양림’ 영동군 용화면 휴양림길 60. TEL 043) 740-3437. //minjoo.cbhuyang.go.kr

O ‘국악체험촌’ 영동군 심천면 국악로 1길. TEL 043) 740-3891. gugak.yd21.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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