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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의 자유 6)

하루하루가 다른 하루

by Arista Seo

‘산다는 것은 비슷비슷한 되풀이만 같다. 하루 세끼 먹는 일과 자고 일어나는 동작이며 출퇴근의 규칙적인 시간과 관념 속에서 오늘이 가고 내일이 온다. …… 노상 그날이 그날 같은 타성의 늪에서 허위적거리면서도 시작도 끝도 없이 흘러간다.

이와 같은 반복만이 인생의 전부라면 우리는 나머지 허락받은 세월을 반납하고서라도 도중에서 뛰어내리고 말 것이다. 그러나 안으로 유심히 살펴보면 결코 그날이 그날일 수 없다. 오늘의 나는 어제의 내가 아니다. 또한 내일의 나는 오늘의 내가 고스란히 이어지는 것이 아니다. ……’

(법정스님 “서있는 사람들 중에서”)


법정스님의 말씀처럼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 내일의 나가 다름을 깨닫고 하루하루를 새로움으로 받아들이며 사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코로만델 탑 10 홀리데이파크' 가는 길

이번 여행은 스님의 말씀처럼 하루하루가 모두 다른 하루라는 가르침을 깨달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영혼 없이 그저 하루하루 시간을 보내는 일상으로부터의 탈출이었다. 또한 반납하지 않고 잘 살아온, 잘 견뎌온 나를 위한 여행이었다.

세계 3대 판타지 소설 ‘나니아 연대기’를 영화로 만들 때 가상의 세계로 가는 통로로 촬영한 ‘커시드럴 코브’로 가기 위해 ‘코로만델 반도 Coromandel Peninsula’로 가는 하루다. 바다를 끼고 가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지만 북쪽은 도로가 좁고 굴곡이 심해 캠퍼 밴의 운행을 제한하고 있다.

오클랜드 Auckland에서 나와 뉴질랜드의 중심축 1번, 2번 고속도로를 이용한 후 바다와 ‘코로만델 삼림공원 Coromandel Forest Park’을 양쪽에 끼고 달렸다.

코로만델 반도 '세임스 코스트 도로 Thames coast road'

고속도로에서 휘발유를 잔뜩 넣고 나니 세상 걱정 하나 없이 예약한 ‘코로만델 탑 10 홀리데이 파크’로 천천히 가기만 하면 됐다. 국도변 작은 레스토랑 같은 휴게소에서 커피 한잔을 마시며 파란 하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휴게소에서의 작은 해프닝 ‘앵그리 맘’.......

뉴질랜드 고속도로 휴게소 풍경
국도변 작은 휴게소

어디쯤에선가 바닷가 앞에 초록색 잔디가 펼쳐진 풍광이 펼쳐졌다. 망설임 없이 그곳에 멈췄다. 가슴이 탁 트이는 경관. 점심 식사와 커피 그리고 한가로움.......

바닷가 초록색 해변에서의 오후

햇살 좋은 바닷가 해변에 앉아 출렁이는 파도와 선텐을 즐기는 젊은 청춘들을 한참 동안 구경했다.

삼림공원 산 정상에 오르니 머릿속까지 시원해지는 상쾌한 바람과 싱그러운 초록빛 농장이 우리를 맞아주었다. 그리고 파란 바다에 이어진 초록색 자연에 빠져들었다.

코로만델 반도 해변의 오후
코로만델 삼림 공원
삼림 공원 위에 있는 농장

초록색 자연으로 물들여진 나라라서 그런지 이곳은 홍합도 ‘초록 홍합’이다. 그런데 이 초록 홍합이 관절염 예방과 치료에 특효가 있다고 한다. 마오리족에게 관절염이 없는 이유가 바로 이 초록 홍합 때문이라고 한다.

저녁 식사는 초록 홍합탕과 와인. 그런데 홍합의 식감이 나에겐 좀 질긴 느낌이 들어 별로였다.

저녁 식사 메인 요리 '홍합탕'

이번 여행을 출발하기 전 셋째 처형은 아래 사진에서 보이는 것처럼 집안 곳곳에 ‘포스트잇’을 붙였다.

우리 부부는 딱 한 가지 ‘일주일에 한 번씩 화분에 물 주기’만 아이들에게 이야기하고 떠나왔는데......(지난 여름에 여행을 다녀오니 화분에 물을 주지않아 화초 하나가 말라 죽었던 일이 있어서)

셋째 처형이 여행 전날 집안 곳곳에 붙여 놓은 포스트 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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