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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스 Feb 12. 2024

내가 존재하는 이유

<세상 끝의 카페> 독후감상문

 잔잔한 소설책 느낌의 일러스트를 보고는 서가 카테고리에 잘못 분류된 줄 알았다. 지난해 완독 도서 중 <중심>처럼 저서도 소설 형식의 자기 계발서다. 따라서 전형적인 자기 계발서를 잘 읽지 않는 독자들도 소설처럼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다. 철학적 질문에 사색하고 삶의 방향성과 목적을 정하는데 분명한 도움이 되는 도서다.





 쳇바퀴처럼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그는 잠깐의 휴가를 떠난다. 휴가의 첫날 꽉 막힌 고속도로는 앞으로 한 시간이나 더 정체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차를 돌린다. 인터넷도 끊기고 반대 방향의 도로에서 휴가 계획을 세워보려고 하지만 도무지 이곳이 어디인지 감이 오질 않는다. 이정표도 지나가는 사람도 없는 황량한 도로의 끝에 기적 같은 불빛 하나에 차를 멈춘다.


 그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차의 연료, 잠 그리고 허기를 채울 수 있는 음식이다. 칠흑 같은 어둠 속 불빛의 정체는 카페였다. 카페 문을 여는 순간 맛있는 음식의 향이 코 끝에 맴돌았다. 메뉴판은 일반적인 카페와 같았지만 메뉴판에 쓰여있는 세 가지의 질문에서 그는 흠칫 놀라고 말았다.


“당신은 왜 여기 있습니까?”

“죽음이 두렵습니까?”

“충만한 삶을 살고 있습니까?”


 다수는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한다. 시간이라는 유한한 자원을 투자해서 돈을 얻지만 정작 시간이 없어서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한다. 다양한 대중 매체는 광고물이 넘쳐난다. 광고물은 대게 우리의 시간과 에너지를 사용해서 이것저것 해보라고 제안한다. 유행하는 신발, 맛있는 주스, 근사한 음식점, 추천 관광지 등 매체에서 제안하는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게 되면 내 시간과 돈은 사라진다. 내가 아닌 타자가 권유한 삶대로 끌려다니다 보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내 삶에서 내가 빠진 삶인 것이다.

 

  광고 속 물건을 구매하면 꼭 삶에서 큰 만족감과 행복감을 얻을 것만 같다. 그러나 물건을 사면 살수록 우리는 좋아하지 않는 일을 해야 하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던 일을 할 수 있는 시간과 돈은 줄어들면서 인생에 대한 불만은 더욱 커지게 된다.  


 '당신은 왜 여기 있습니까?'라는 질문의 본질을 꿰뚫는다면 현재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의문을 품지 않고 사는 사람들은 힘들어도, 하고 싶지 않아도 자신의 업무를 지속하며 먼 미래에는 기필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겠노라고 막연한 꿈을 꾼다. 그러나 현실의 쳇바퀴에서 벗어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내가 존재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평생 하면서 살고 싶은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현실에서 내가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 현재 내가 받고 있는 스트레스와 걱정거리들을 대자연에서 바라보면 아주 사소하고 작은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렇다면 정말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존재 목적은 무엇인가?  


철학적인 질문에 퐁당 빠져 보는 것이다. 질문이 심오한 만큼 답을 쉽게 찾긴 어렵다. 매일 짧은 시간이라도 내가 진심으로 원하는 일을 해보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배울 기회를 모색하라. 이를 통해 내가 존재하는 이유가 더 커지는 것을 느끼리라. 선택의 갈림길에서 저울질할 때, 하나는 당장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존재의 목적에 가까운 것이라고 한다면, 선택은 아주 쉬워진다.


 실천은 깨달음만큼 중요하다. 깨닫고 실천하지 않는 삶은 현실의 삶에서 벗어날 수 없다. 일단 마음먹은 일을 행동에 옮기면, 그 일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진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당장 모든 시간을 내가 원하는 곳에 사용하지 못할지라도 하루 한 시간씩 하고 싶은 일에 시간을 사용해 보는 것이다. 한 시간은 머지않아 두세 시간으로 늘어나고 곧 충만한 삶이 펼쳐질 것이리라.


 내 삶의 주체는 회사도, 부모도 아닌 나 자신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나는 회사를 위해 존재하는 노동자도 아니고 그 누구를 위한 사람도 아니다. 내가 존재하는 이유에 대한 답을 끊임없이 생각하며 내 삶에 내가 원하는 것들을 가득 채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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