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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스 Mar 14. 2024

까마귀는 더 이상 까맣지 않다

<언스크립티드> 독후감상문


성공에 도달하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하는가. 최근 자기 계발 서적들의 판도는 다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만 일반적인 이야기는 다르지 않다. 일찍 일어나라, 명상하라, 돈을 아껴라, 노력해라. 진부한 것들을 오랫동안 실행하던 사람들의 머리에 뿔이 났다. "하라는 대로 했는데, 성공은 눈에 밟히지도 않는데요." 고지가 머지않았을 수도 있지만, 이것들은 너무 낡았고 추상적이다.


 엠제이 드마코는 우리가 의심하지 못하는 각본에 살고 있다고 토로한다. 오늘의 가치 있는 시간을 주고 돈을 받는 정당한 제도가 사실은 불공정하다고 주장한다. 시간을 돈으로 살 수 없다는 유명한 격언처럼. 오늘의 시간은 내일의 시간보다 더 가치 있으며 미래의 돈과 오늘의 돈의 가치도 마찬가지다. 인생의 대부분을 노동의 시간으로 사용하고 나면 남는 것은 80대의 부유한 삶뿐이다. 젊음을 소진한 대가로 부유하고 짧은 노년을 얻는 것이다.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없다'처럼 왜곡된 격언은 없다. 돈의 많고 적음은 편의점에서 라면을 골라 먹는 것과 전 세계를 누비며 미식의 여행을 하는 것과 비견될 수 있다.


 검은 까마귀를 보고 검지 않다고 말하는 연암 박지원 선생처럼 색안경을 벗고 다양한 사고로 세상을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 다각적 사고로 미래를 그려나간 저자는 억만장자가 되었다. 저자는 독자들에게 그가 부자로 '성공'할 수 있었던 실전 로드맵을 저서에서 제시하고 있다.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대체적으로 알고 있었던 내용이지만 직관적이고 뚜렷한 문체로 저자는 현실을 전혀 다른 시선으로 바라본다.


 우리는 특정 연령이 되면 제도가 만들어 놓은 교육을 받는다. 교육은 결코 나쁘지 않지만 여기서 문제는 우리가 받는 교육에 의구심을 품지 않을 만큼만 교육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정부와 사회에 순응하고 말 잘 듣는 노동자를 길러내는 그만큼만 교육을 받는다. 교육을 이수한 그다음은 주 5일의 40시간이라는 팔팔한 청춘을 갖다 바치며 그 대가로 돈을 지급받는다. 삶의 대부분의 시간을 노동자로 살아가는 것이다.


 우리는 배급된 인생에서 오늘의 시간을 내주고 미래에 사용할 돈을 지급받는다. 대중은 시급이나 월급이라는 제도 자체가 정당하다고 생각하며 오늘의 젊음과 돈을 교환하고 있다. 오늘의 가치와 내일의 가치는 다르다. 미래의 10만 원보다 오늘 10만 원이 더 가치 있는 것처럼 오늘의 젊음을 사용해서 노후에 사용할 돈을 지급받는 것은 불합리한 거래다. 바로 이것이 '시간의 가치'다.


 불확실한 미래보다 오늘이 더 가치롭다. 명확하지 않은 미래를 위해 오늘 하고 싶지 않은 일들로 가득 채운 삶을 점검해 봐야 한다. 어쩌면 이것은 전부 정부가 정해 놓은 각본일 수 있다는 저자의 주장이다.


 오래전부터 TV를 비롯하여 뉴스, 유튜브 등 외부의 소식을 끊고 산다. 나와는 아무런 관계없는 것들에게 감정을 소모하고 내 시간을 소비하기 아까워서다. 대중 매체는 매일 자극적인 소재로 대중들의 관심을 먹고 자란다. 오늘 이슈 된 사건은 내일이면 더 자극적인 소식으로 잊히기 마련이다. 대중매체는 매일 새롭고 더 이목을 받을 만한 소식들로 의도된 오락일 뿐이다.


 세상에 널린 광고는 우리를 무의식 중에 브랜드 추종자로 만든다. 국산차를 타면 서민이고 수입차를 타면 중산층이라고 암묵적으로 계급을 나누고, 명품을 걸치면 행복한 인생이라고 암시한다. 브랜드들이 대중의 무의식에 새긴 행복의 조건이다.  


 부자는 람보르기니 차를 타고 강남 아파트에 살고 샤넬 가방을 들 수 있지만, 람보르기니를 탄다고 해서 부자가 될 수 없다. 30년 할부로 산 강남 아파트에 거주한다고 해서 결코 부자는 아니다. 몇 달 월급을 갖다 바쳐 구입한 샤넬 가방을 들고 다닌다고 해서 부자가 될 수 없는 것이다. 정해진 각본에는 쇼핑몰에서 성공을 살 수 있다는 생각이 깔려 있고 우리는 각본에 따라 움직인다.


 세상이 만들어 놓은 행복을 좇게 되면 당신은 엄청난 '빚'더미만 소유하게 될 것이다. 그래서 당신은 주 5일 40시간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으며 이 쳇바퀴는 정년이 끝날 때까지 계속된다. 젊음을 갖다 바친 후 남은 것은 흰머리와 주름이 가득한 꼬부랑 노인 그리고 몇 푼 안 되는 돈이다. 몇 푼 안 되는 돈으로 어떤 황혼을 즐기기 위해 그 오랜 세월을 회사에 충실했는가.  


 이쯤 되면 독자들은 지옥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방도를 몰라서 '어쩌란 말인가'라는 반문이 새어 나올 것이다. 저자가 하는 이야기에 절로 고개가 끄덕거리고 당장 이 각본에서 탈출하고 싶다. 그러나 이 굴레를 벗어날 방법을 도무지 찾을 수가 없다.


각본에서 탈출한 자를 저자는 '기업가'라고 칭한다. 그들은 두 가지의 과정을 통해서 비로소 각본에서 탈출하여 성공한 '기업가'가 되었다. 과정에 대한 결과는 성공이었고 두 가지의 과정은 다음과 같다.


미시적 과정 + 거시적 과정 = 성공


 내가 세상을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고 해석하는지에 관한 것을 미시적 과정이라고 한다. 내가 정의하는 생각들이 미시적 과정인 것이다. 다수의 뇌에는 세상이 원하는 행복이라는 각본이 미시적 과정에 내장되어 있다. 세상이 정해놓은 행복과 관습적인 지혜마저 원점에서 다시 생각하며 남이 아닌 내가 정의하는 생각으로 미시적 과정을 가득 채워야 한다.


 미시적 과정의 틀이 완성되었다면 그다음은 거시적 과정이다. 거시적 과정은 미시적 과정을 실행하는 행동력이다. 일찍 일어나고 싶다면 야식과 넷플릭스 시청을 끊고 일찍 자는 실행이 있어야 한다. 날씬해지고 싶다면 식단 조절을 하고 운동을 하는 거시적 과정을 거쳐야 '날씬한 몸매'라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결국 내가 세상을 생각하는 방향을 바꾸고 성공을 위한 끊임없는 실행력이 답인 것이다.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면 어떻게 되겠는가. 나보다 더 좋은 물건을 갖은 사람의 삶을 갈망하고 추구하다 보면 결국 가랑이가 찢어지게 된다. 저자가 제시하는 것은 기준을 낮추라는 것이 아니다. 백만장자여도 최고급 물건을 소유하지 않는다. 행복의 조건은 남들에게 보이는 물건이 아니다. 연예인과 정치, 명품에 관심을 보일 시간에 나의 성장을 위한 투자를 하면 어떨까. 국산차를 타더라도 마음이 넉넉한 사람은 남과 비교하며 자신을 성공하지 못한 자라고 낙인찍지 않을 것이다. 성공은 더 이상 물건의 소유가 아니다.


 모두가 맞는다고 할 때 틀리다고 할 수 있어야 한다. 모두가 매수라고 외칠 때 매도라고 외칠 수 있어야 한다. 99퍼센트의 결과는 아무도 갈망하지 않던 각본의 현실이라는 인생으로 흘러가게 된다. 대중의 선택을 따라가면 99퍼센트의 평범함에 갇히게 된다. 스스로 생각하고 1퍼센트의 비범함이라는 신념이 있어야 한다.


 변화는 유튜브나 책 그리고 멘토라는 매개체에서 오지 않는다. 되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내가 먼저 그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러면 행동이 따라올 것이다. 갈망하는 것에 대해 말하지 말고 그것이 되어라. 그러면 소유하게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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