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Book Essay

99퍼센트 대중의 현재와 미래

<불로소득 시대 부자들의 정체>를 읽고

by 아리스

신자유주의 사회에서 국민은 흡사 노동시장에서 판매하는 상품과 같다. 사회는 창의력이 넘치고 틀에 벗어난 불량품보다 기계화된 일 잘하는 노동자를 선호한다. 우리는 어려서부터 상품성 있는 '이력서'를 만들기 위한 교육을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신자유주의는 2008년 금융위기 무렵 명백한 실패가 드러났음에도 여전히 현대 사회 이념으로 자리 잡고 있다. 지난 40년 동안 부자들의 배를 부풀린 데는 자본주의 발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신자유주의는 99퍼센트의 대중과 1퍼센트의 불로소득자로 구분할 수 있다. 결혼을 하면서 자연스레 여성의 가사 노동에 무임 승차하는 남성처럼, 우리는 자식이라는 이유로 부모의 희생을 당연시 여긴다. 부르주아는 농촌이 도시의 지배를 받도록 만들었다. 시대는 변화 중이지만 여전히 동양은 서양에 의존하는 편이다. 사회 각 계급에는 이처럼 이유 없는 경제적 불평등이 존재한다.


피카소는 훌륭한 예술가는 베끼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고 했다. 창의성의 비밀은 그 창의성의 원천을 숨기는 방법을 아는 데 있다고 아인슈타인은 말했다. 월트디즈니는 백설공주, 피노키오 등을 제작할 때 공중 도메인에 있던 스토리를 무료로 사용했으며 잡스는 부끄럼 없이 위대한 아이디어를 훔친다고 했다.


사회는 거듭 풍요로워지지만 그것을 누리는 사람은 소수의 불로소득자이고 노동자들은 사회적 풍요와 관계없이 가난에 시달리고 있다. 불로소득자들은 기계와 재료를 구입하고 노동자에게 임금보다 더 많은 노동을 부여한다. 생산수단이 없는 노동자는 기꺼이 자신의 건강과 젊음을 착취당하고 불로소득자는 노동의 성과를 무상으로 취득한다. 불로소득자는 생산 활동에 참여하지 않은 채 노동자들의 성과급으로 눈덩이처럼 돈덩이를 굴려 자본을 키워간다.


몇 천 원에 구입할 수 있는 마스크는 지난 코로나 팬데믹 당시 몇 만 원까지 몸 값이 껑충 뛰었어도 품절 대란으로 구하기 힘들었다. 팽이버섯 2kg은 9천 원에 쉽게 구입할 수 있지만 송로 버섯은 50g에 9만 원을 호가한다. 마스크 대란 당시의 몇 만 원짜리 마스크와 현재 약국에서 판매 중인 천 원짜리 마스크의 품질은 같다. 세계 3대 식재료 중 하나인 송로 버섯은 팽이버섯에 비해 수십 배 비싸지만 영양가와 맛까지 가격에 비례하지 않는다. 가격은 상품의 가치가 아닌 물건을 평가하는 일차원적인 방법일 뿐이다.


외과 의사는 청소부보다 많은 임금을 받는다. 대중은 전문성이 있는 직업은 비숙련 노동에 비해 더 많은 보수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수가 높은 일자리는 좋은 일자리이고 보수가 적은 일자리는 나쁜 일자리인가.


예외는 존재하지만 수저와 그들의 지위는 여전히 세습되고 있다. 빈자는 다양한 교육을 받기는커녕 일찍부터 자신의 노동력을 팔아 적은 임금이라도 받아간다. 소수의 불로소득자는 노동자의 임금으로 자동화 기계를 갖춘다. 컨베이어 벨트를 갖춘 공장은 구식 공장보다 생산성이 막대하지만 노동자의 노동은 줄어들지 않았다. 노동자는 자동화 기계로 더 많은 제품을 생산하지만 임금은 늘어나지 않는다. 컨베이어 벨트는 노동자를 위한 것이 아닌 또 하나의 불로소득 수단인 것이다.


상위 1퍼센트와 99퍼센트 간의 불평등보다는 상위 1퍼센트 내 불평등이 훨씬 더 심각하다. 또한 자산의 불평등은 소득 불평등보다 훨씬 더 심하다. 극심한 불황을 극복하는 것은 국민이 아닌 국가여야 한다. 경제위기 속에서도 1퍼센트는 막대한 보너스를 챙기며 자산을 증식했다. 주류 경제학이 주입해 온 '능력주위 사회'라는 신화에서 벗어나 사회적 불평등을 극복하고 근본적인 삶의 방식을 모색해야 할 때다.


끝없는 탐욕의 자본주의에 지구의 생태계는 임계점에 다다를 것이다. 현대인들은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한도보다 더 많은 소비로 자연을 파괴하고 있다. 대자연은 토양과 바다, 식물 등을 무료로 제공해 주지만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채 무지하게 사용하게 되면 멸망을 면치 못할 것이다.


막연하지만 미래는 있다. 복지를 개선하고, 임금 불평등을 줄이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원과 생활방식 쪽으로 투자를 전환하면 우리와 다음 세대의 삶은 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IMG_0416.jpg?type=w1 우리의 소득은 사람들이 둘러앉아서 우리에게 필요하거나 받을 자격이 있는 금액을 결정함으로써 정해지는 것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아침이 오지 않는 밤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