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의 오류를 읽는 방법>을 읽고
인류 사회의 변천과 흥망의 과정을 역사라 일컬으며 우리는 선조들의 기록물을 보고 지난 역사를 깨우친다. 가벼운 접촉 사고에도 피해자와 가해자 그리고 목격자의 진술이 다르듯 기록물은 누가 서술했느냐에 따라 전개와 결과물이 달라진다. '모든 역사는 승자의 역사'라는 말처럼 역사는 승자의 관점에서 기록되고 보존되고 강자의 관점에서 왜곡되기 마련이다. 이것은 역사기록의 한계이자 냉소일 것이다.
재현 불가능성의 과거는 전쟁과 자연재해 등으로 기록이 유실되고 선입견과 악의에 의한 왜곡 등으로 기록의 오류는 필연적이었다. 뿐만 아니라 무지에 의한 오류도 빈번하다는 것은 크나큰 충격이다. 역사가 기록된 언어들을 살펴보면 띄어쓰기와 문장 부호들은 생략된 한자어가 다수를 이룬다.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는 문장처럼 역사학자에 따라 아버지가 가방에 들어가실 수도, 아버지가 방에 들어가실 수도 있는 셈이다.
시대적 상황과 사실을 온전히 담아내는 기록이란 애초에 불가능하다. 기록의 주체가 불완전한 기억을 지닌 인간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사실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지만 해석의 기록이기도 하다. 고대 그리스어 '아포리아'는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난제와 모순을 의미한다. 이론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우선 문제점을 명확히 한다는 의미에서 아포리아의 발견은 매우 중요하다. 역사학에서도 아포리아는 핵심이자 연구주제라고 할 수 있다.
공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나아가 삶의 의미는 무엇인가. 우리가 겪는 일상이 결국 아포리아이며 좋은 질문을 도출하는 과정일 것이다. 역사를 넘어 하루에도 수 천 개씩 쏟아지는 정보들과 즐비한 명제들을 고스란히 신뢰하는가. 텍스트를 비판적으로 검토하고 합리적으로 추론할 수 있는 눈은 세상을 나아가는데 매우 중요한 혜안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