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작은 법칙들>을 읽고
자신이 바라던 대로 일이 술술 풀리는 것을 경험해 본 적이 있는가. 반대로 바라던 방향과 반대로 일이 꼬이는 것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 샐리의 법칙과 머피의 법칙은 누구나 마주할 수 있는 현상 중 하나다.
A는 회사에 출근하는 중이다. 버스를 타기 위해 신호등에 도착하니 신호등이 녹색 불로 바뀌고, 버스 정류장에 다다르니 버스가 도착한다. 평소보다 늦게 나왔지만 운이 따라준 덕에 여유 있게 회사에 도착할 수 있었다. 평소 잔소리 심한 상사가 장기 출장으로 회사의 분위기는 한층 더 밝아졌다. 칼퇴근한 A는 길을 걷다가 빳빳한 지폐 한 장을 발견한다. 옷을 사려고 들른 옷가게가 때마침 30퍼센트 할인 중이다. 이처럼 자신에게 유리한 일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을 우리는 샐리의 법칙이라 말한다.
B는 소개팅이 있는 날이다. 샤워를 하기 위해 샤워기의 레버를 왼쪽으로 돌리지만 어제까지 잘 나오던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 하필이면 지금 이 시간에 수도 점검을 한다. 번갯불에 콩 볶아 먹듯 부리나케 샤워를 하고 나왔다. 똥오줌 잘 가리던 강아지가 오늘따라 이불에 소변 실수를 했다. 이불을 세탁기에 넣어두고 분주하게 집 밖을 나왔다. B가 살고 있는 곳은 10층이다. 엘리베이터는 10층을 막 지나쳐 올라간다. 짜증이 밀려오지만 기다릴 수밖에. 다행히 제시간에 약속 장소에 도착했다. 성수동 스타벅스 오후 2시. 아무리 기다려도 상대가 오지 않는다. 기다림 끝에 알고 보니 그녀는 신사동 스타벅스에서 내내 그를 기다렸던 것. 오늘도 소개팅은 실패로 막을 내렸다. 샐리의 법칙과 반대되는 개념으로 하려던 일마다 꼬이고 잘 되지 않는 현상을 머피의 법칙이라 부른다.
당신의 운수는 샐리의 법칙과 가까운가 머피의 법칙과 근접한가. 이것은 법칙이라고 명명하지만 과학적 이론과 근거가 전혀 없는 이야기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구전은 문자가 탄생하기 이전부터 입에 오르내렸으리라 추측한다. 그것을 증명할 수 있는 것은 존재하지 않지만 사람들은 오늘도 '정말 그렇대!'라며 입에서 입으로 법칙들을 실어 나른다. 아인슈타인은 당시 기준으로 100퍼센트 정확하지 않으면 이론을 발표하지 않았다.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95퍼센트의 정확성이면 만족했다. 저서에 수록된 법칙들은 51퍼센트의 정확성을 지니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내가 신호등 앞에 도착했을 때 신호등이 초록불로 바뀔 확률은? 보행자 신호는 초록불과 빨간불만 존재하므로 확률은 50퍼센트다. 이렇게 생각하면 저자의 정확성은 아인슈타인에 버금간다. 오늘 하루 좋은 일이 있을 확률은? 나쁜 일이 일어날 확률은?
"현명한 사람은 큰 불행도 작게 처리해서 흘려보내고, 어리석은 사람은 조그만 불행도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스스로를 큰 불행에 빠뜨린다."
버스가 늦게 도착하는 것을 불행이라 여기는 사람은 나쁜 일들만 쏟아지게 될 것이다. 전철이 지연되었을 때 독서할 기회라 여기며 가방 속 책을 꺼내 읽는 사람은 나쁜 일도 좋은 일로 바꾸는 마법사다. 결국 마음 가짐에 따라 오늘 하루를 잿빛으로 물들일 수도 또는 휘황찬란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