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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cgolian May 03. 2023

커뮤니케이션 스킬

너무나 당연한 하지만 모르는

    회사에서 임직원들 대상으로 가장 자주 진행하는 교육 중에 하나가 바로 커뮤니케이션 스킬 관련 교육이다. 의사소통하는데 무슨 특별한 기술이 필요할까 하겠지만 잘하는 사람과 못하는 사람의 그 간극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크게 나타난다. 한국어를 모두 잘하기 때문에 영어로 외국인과 대화하거나 미팅을 진행할 때 보다 한국인들끼리 모국어로 대화하는 것이 훨씬 커뮤니케이션이 잘 될 거라는 것은 큰 선입견이라 할 수 있다. 되려 외국인과 서투른 영어로 천천히 대화하는 것이 종종 오해 없이 소통이 잘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럼 능통한 한국말로 이야기하는데 왜 오해가 생기고 정보나 의사가 잘못 전달되는 것일까? 소통에 어려움을 빚게 되는 몇 가지 대표적인 장애물은 너무나 뻔해서 간단히 이야기하고 이에 대한 극복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선 아무리 강조하고 교육해도 소통 능력 향상에 큰 발전이 더딘 이유는 개개인의 성향과 무의식적 편협함, 그리고 게으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떤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듣는 것보다 자신의 생각이나 정보를 주입하고 상대에게 자신이 의도를 떠 먹이듯이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분들의 특징은 본인이 상대보다 항상 더 많은 것을 알고 있고 더 사려 깊은 생각을 하고 있다는 의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쉽게 고치기 힘든 성향이다. 그래서 이런 유형의 사람들에게 강조되는 것은 듣는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상대의 이야기를 충분히 먼저 듣고 나중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또 의도적으로 듣기는 하는데 상대의 의도와 정보에 대해 제대로 파악하고, 본인의 생각과 비교 및 절충 혹은 변화를 주고자 하는 의지가 함께하지 않으면 아무리 많이 듣는다 해도 결국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는 것으로 마무리되기 쉽다. 본인이 이런 성향이 있다고 생각될 경우에는 말수를 줄이고 여러 차례 대화를 진행하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다. 


    또 다른 장애물은 무의식적으로 본인이 가지고 있는 편협한 생각들이다. 대표적인 것이 대화 상대자를 무시하거나 혹은 이미 스스로 결론을 내려버린 경우라 할 수 있다. 대화 상대자를 무시할 경우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는데, 성차별, 나이차별, 직급차별 및 인종차별에 의해 무시하는 것이 대다수의 경우이다. 아무리 상대가 설명을 잘하고 설득력 있는 논리가 있다 하더라도 귓가에 스치는 화이트 노이즈에 불과하게 된다. 이와 동반되는 것이 이미 본인은 결론에 도달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유형의 사람과는 전혀 대화가 되지 않으며 어떠한 협의도 진행하기 불가능하다. 정말 최악의 유형이라 하겠다. 협의의 결과가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하더라도 협의내용을 잘 정리해서 자신이 생각하는 최선의 방안들과 함께 차상위 레벨로 에스컬레이션 하는 것이 방법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경우인데, ‘모두 알아들었겠지, 모두 똑같이 이해했다’고 서둘러 확실한 점검 없이 결론을 내는 것이다. 한국말이든 외국어 든 간에 ‘이해했다’, ‘Understood’라는 말은 ‘나는 당신의 말에 동의합니다’라는 의미가 아니다. 그냥 ‘당신이 말하는 내용에 대해 잘 알아 들었다’ 정도이다. 그래서 협의가 끝나고 난 이후 반대의견 혹은 다른 방안을 제시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 협의 자리에서 반론이나 다른 의견이 없었기에 섣불리 모두 동의한 것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반드시 협의 마지막에 오늘 협의한 내용에 대해 모두 동의하는지 혹은 다른 의견이나 방안은 없는지 꼭 확인하고 협의된 내용으로 결론을 짓겠다고 선언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한다. 빨리 마무리하고 싶은 마음으로 혹은 잘 이해했을 것이라는 안일한 마음으로 이런 절차를 스킵하거나 간과하는 경우가 많은데 귀찮더라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이런 확인 과정이 간과되면 곧 논란이나 노이즈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무슨 말이든 끝까지 들어봐야 하며, 항상 점검해야 한다. 중간에 잘 이해가 되지 않거나 상대가 잘 이해하지 못하는 듯한 느낌이 들면 재차 다시 설명하거나 질문하여야 한다. 협의가 지지부진해지고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 힘들더라도 끝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이야기해야 한다. 아울러, 내가 반론이 있거나 다른 의견, 방안이 있는 경우에는 확실한 의사 표명 없이 기다리거나 넘기지 말고 ‘지금 결정하기 힘든데, 조금 더 고려해보고 최종 의견을 내겠다’고 이야기하자. 침묵으로 오해를 부르는 것보다 반감을 사더라도 신중한 편이 명확한 의사소통에는 훨씬 유리하다. 단, 다른 의견이나 방안 제시는 정확한 일정을 제시하고 사업이나 업무 일정에 무리가 없어야 한다. 그래야 당신의 의견에 의미가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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