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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cgolian May 03. 2023

리더의 주관적 평가

공정하다는 착각

    연말이 되면 일년 간의 업무성과에 대한 부서장 혹은 인사평가권을 가진 임직원들에 의한 개인의 평가가 이루어진다. 대부분의 대기업에서는 회사에서 정한 평가항목들에 따라 피평가자들의 지난 업무태도와 성과에 따라 정량적 및 정성적 평가가 같이 이루어진다. 부서 혹은 팀에서 공통으로 가져가는 목표도 있을 것이고 개인별로 특화된 평가항목도 있으며 개개인이 세운 자기계발 목표도 있을 것이다. 사실 정량적 평가는 매우 간단하고 평가자의 주관적인 의견이 반영되기 어렵기에 이의나 분쟁이 발생될 소지가 매우 적다. 하지만 정성적 평가항목들에 대해서는 평가자들의 주관적 시각이 반영될 수밖에 없으므로 이에 대한 불만들이 매우 종종 발생한다. 


    이러한 불만들과 분쟁의 내용이 되는 바탕에는 피평가자의 능력과 성과에 대한 정성적 평가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피평가자들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성적 평가에는 평가자의 주관적 성향이나 의견이 반영되는 것이 당연하다고 할 수 있기에 불만을 제기하고 이의신청을 하여도 거의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평가자의 주관적 평가가 반영되는 것이 당연한가? 이는 평가자들의 회사에서의 역할과 책임에 대해 생각해 보면 간단하다. 예를 들어 이해를 돕고자 한다. 모든 회사의 평가시스템은 조금씩 다르기에 일반화에 따른 다름이 있음을 사전에 양해 바란다. 


    10명으로 구성된 디지털 마케팅팀의 팀장이 9명의 팀원들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진행하게 되는지 예를 들어보자. 9명의 팀원은 3명씩 파트를 이루며 각 파트에는 리더들이 있다. 대부분 리더들은 연차가 높거나 직급이 보다 높은 사람이 맡게 된다. 팀레벨의 평가는 회사의 경영실적과 연동되며 올해 회사의 실적은 작년대비 15% 성장하였으나 경영목표 대비해서는 5% 이하였다. 이에 이 팀은 S-A-B-C 중 A에 해당하는 평가를 받았으며 이는 나쁘지 않은 평가이며, 회사 시스템에 따라 팀장도 성과 측면에서 A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올해 임원이 될 수도 있는 Pool에 있었기에 승진도 기대했지만 해당 팀장은 지난 마케팅 이벤트에서 하청업체와의 불화로 인해 법무팀 및 구매팀과 불협화음을 만든 적이 있다는 이유로 아쉽게 다른 팀장이 임원으로 승진하는 것을 바라만 보아야 했다. 이 팀장은 해당 문제를 일으킨 해당 파트를 제외한 모든 파트의 구성원들에게 정량적, 정성적 평가를 모두 A로 주었다. 하지만 해당 문제를 일으킨 파트는 모두 B를 주었다. 정량적 평가는 A이지만 정성적 평가는 모두 C를 준 것이다. 이것이 불합리하다고 B를 받은 해당 파트의 구성원들은 파트장을 앞세워 모두 불만을 표출했지만 팀장의 평가는 달라지지 않았다. 


    바꾸어 생각하면 해당 팀장은 팀의 평가가 A였음에 모든 팀원들에게 A를 주어도 되었고, 아니면 특별히 성과가 좋았던 팀원이나 파트장에게 S를 주고 해당 문제의 핵심 원인이 되었거나 성과나 팀워크가 몹시 좋지 않은 팀원에게 C를 주었어도 되었다. 하지만 팀장의 평가는 6명은 A, 3명인 B인 것이고, 뒤의 경우에 처럼 평가를 바꾸었으면 1명은 S, 7명은 A, 1명은 C가 되며, 자신의 승진 누락의 원인을 깨끗이 잊고 팀원 모두에게 A를 주는 것 중 어느 것이 공정한 평가였을까? 이처럼 평가에 리더의 주관적 판단이 반영되는 것은 불가피하며, 이로 인해 득과 실은 명확해진다. 다르게 보면 1명은 S, 1명은 C를 주는 것이 타당해 보일 수 있으나 과연 회사 업무 중 발생한 불협이나 사고가 오롯이 개인의 책임일까, 그리고 그 개인 한 사람에게 책임을 묻는 것이 과연 공정한지 생각해 봐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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