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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리 May 21. 2021

다시 꺼내보니 그 기억 한 조각이
바로 행복이었다.

우리가 미처 깨닫지 못하고 지나쳤던 행복의 순간들

오늘도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전화를 걸어 엄마 아빠와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그렇게 이야기를 나누던 중 엄마가 오늘 가게에 찾아왔던 마지막 부부의 이야기를 해주셨다.



어떤 부부가 찾아와 막국수를 시키고 막국수가 나올 때까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다고 한다.


엄마는 보통 부엌에 계시지만 오늘따라 허리가 너무 아프셔서 막국수를 그 부부에게 서빙한 뒤에, 가게 홀에 앉아계셨다고 한다.


막국수를 받은 그 부부는 엄마에게 감사하다는 인사를 건넨 뒤 계속 나누던 이야기를 멈추고 허기가 지셨는지 순식간에 막국수를 비워내셨다고 한다.


그렇게 다 먹고 그 남편분이 아내분에게 이렇게 말하셨다.

"아~요즘에 뱃속에 거지가 들었나? 다 먹었는데도 약간 배고프네~"


그러자 아내분이 얼굴에 미소를 지으시며 답하셨다.

"에이~그럼 만두도 시키면 되지~여보, 이런 게 행복 아니겠어? 먹고 싶은 거 맛있게 먹고 이렇게 재밌게 얘기하고~"

"그렇지~행복이 별거야? 이런 게 행복이지~사장님, 여기 만두 하나만 더 주세요~"


그렇게 그 부부는 막국수를 다 먹고 만두 한판까지 드신 뒤에 세상 행복한 표정으로 가게를 나가셨다고 한다.


사실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엄마는 그 부부를 보고 오늘따라 왠지 더 행복하셨다고 한다.


힘들긴 하지만 자신이 맛있게 만든 음식을 깨끗이 비워내고 웃음을 띄고 간 손님들 때문에 행복했고, 손님들의 그 짧은 대화를 들으면서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자신에게 소중한 남편과 딸이 있음에 감사하셨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엄마는 나에게 그 부부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난 후에 한마디 덧붙이셨다.


"딸, 행복이란 게 진짜 별거 없어. 그냥 정말 매 순간 일어나는 일에 감사하고 기뻐하면 그게 행복인 거지. 우리 가족 셋이서 이렇게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서로 생각해주고, 건강하고 그러면 그게 행복 아니겠니? 그러니깐 무엇을 하던 스트레스받지 말고 웃으면서 해. 웃으면서. 엄마 아빠는 우리 딸이 행복한 게 좋아."

 

엄마의 말이 맞다. 뭔가 큰 업적을 이루지 않아도, 돈을 많이 버는 직업이 아니어도, 남들이 부러워하는 화려한 삶이 아니어도, 자신에게 주어진 소중한 순간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으면 그게 행복 아닐까?



그래서 오늘도 하루를 이겨낸 우리들에게 한마디 건네고 싶다.


오늘도 수고했고, 혹시나 너무 힘든 하루를 보내는 바람에 오늘 겪었던 작은 소중한 순간들을 그냥 흘려보냈다면, 내일도 반드시 또 찾아올 그 순간을 고이 잡아서 행복의 원동력으로 사용해보자고.





커버 이미지 출처: 언스플래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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