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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은 단지 액자에 담긴 되새김질이 아니다
내가 받은 다정과 사랑을 기억하는 것
나는 그걸 걸음이라고 부른다
내 머리맡에 놓인 커다란 곰인형을 기억한다
내가 작았고 곰인형은 더 컸다
지금은 군데군데 뭉친 솜과 세월의 흔적이 생긴 곰
여전히 머리맡이다
삶의 여행을 떠나는 버스에 실리던 몸을 기억한다
엄마와 선생님의 기도가 있었다
출발 후에도 기도는 나에게 날개를 달아주어 곁에 함께한다
세상이 만들어질 때 불린 내 이름을 기억한다
내 옆에 나무를 먹는 공룡을 두고 정원을 가꾸신 이가 있었다
오늘도 나는 동물이 태어남을 보고 정원을 돌본다
그라하여 나는 내가 된다
오늘 들이마신 새벽의 공기와 싱그러운 채소 한 움큼
기억이 더해져서 걸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