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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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멀리서부터 잠에서 깨기 시작할 때

빗소리가 귀를 감싼다

그 순간 나는 바다 위를 유랑하는 섬이 된 것만 같은 자유로운 평안을 느낀다


내가 비를 싫어한 적은 없었다

싫어하고 질색하는 사람들의 말에 멋쩍게 웃으며 입을 다문 적은 몇 있어도

비는 항상 나에게 안식의 친구였다


울어야 하는 절망이 반복되어 울지도 않고 지새운 밤 다음 날

창문을 두드리는 빗소리에 위로를 받고


사람들의 미움과 질투도 한 꺼풀 녹여내듯이

비가 내리면 고요해지는 거리에 기뻐했다


지독한 장마 때는 꼭 세상이 물에 잠긴 어항 속에 잠긴 듯해

현실에서 두둥실 떠오르는 기분을 즐긴다


나는 언제까지나 비를 좋아하면 좋겠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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