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안녕하세요. 오늘은 제 하루에 파아란 별이 우수수 떨어져 내립니다. 아침에 집을 나서면 마주하는 공기의 온도와 청명한 바람이 저를 웃음 짓게 해요. 얼마 전 퇴근 후 북토크에 갔어요. 학자들과 소설가들이 주고받으며 토론하듯 인류에 대해 나눠주는 생각을 들을 수 있었답니다. 사전 제출한 저의 질문이 마지막 질문으로 나와 두근대는 마음으로 그분들의 풍성한 답변을 듣기도 했답니다. 인류의 습성과 사랑, 위안, 역사 그리고 미래와 파괴, 멸망, 다시 희망. 이러한 단어들이 제 머릿속을 스쳐갔고 다양한 생각들을 하게 됐어요. 주사를 놔서 병원체를 무력화시키는 의료 현장의 수행이 인류의 보건의 중요한 손과 발이 되지만 그보다 앞서 필요한 건 무엇이 병원체를 죽이는가에 대한 연구였겠죠. 나의 하루도 그래요. 오늘 아침은 무엇으로 먹고, 오후 3시에는 무엇을 하며, 자기 전에는 어떤 일기를 쓸지가 중요합니다. 그러한 나의 하루를 빼곡히 채우는 일상적이고도 일탈적인 순서가 있으려면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내가 나의 하루를 소중히 바라보고 계획할 거란 믿음이에요. 그런 믿음을 하루를 살다 보면 까먹기가 일쑤지만 잊지 않기 위해 당신에게 적습니다. 단어 몇 개로 정리되는 메모와 사진을 모아놓은 영상으로 쉽게 풀이되고 전달되는 요즘의 사람들과 그들의 일상은 좋아 보이기도, 즐겁고 편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문장 몇 십 개를 적어 내려가는 일이 효율적이지 않아 보여요. 그렇지만 이런 글이 필요한 이들이 존재한다고 생각해요. 제가 그렇고, 당신이 그렇죠. 오늘은 책을 선물 받았습니다. 사전만큼이나 두껍습니다. 사람은 좋아하는 것을 나누고 싶어 합니다. 같은 걸 느끼고 싶어 해요. 그래서 사랑을 나누는 사람만큼 사랑스러운 존재가 또 없네요. 페이지에 가득 적힌 활자들을 당신께 보내고, 또 누군가에게 선물 받는 나날이 기쁩니다. 가을 하늘은 높아서 고개를 빳빳이 쳐들고 바라보게 돼요. 그러면 다른 건 보이지 않고 나와 구름과 그 사이 빛나는 별들의 대화입니다. 파아란 별들이 쏟아져요. 저는 오늘의 물살을 맞고 물결에 휩쓸리다가 이내 가르고 사이를 걸어가요. 맨 발이라는 건 가장 연약하지만 흙의 첫 순간을 맡고 작은 거대함에 입 맞추기에 강합니다. 별의 냄새를 편지에 담아 보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