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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rmel Apr 11. 2022

초보 PM의 실무 체험기 2

코드스테이츠 PM 부트캠프 9기 기업협업 프로젝트 회고


하늘은 무너질 때 절대 한 번만 무너지지 않는다. 그러나 늘 솟아날 구멍은 있는 것 같다.


둘째 주 월요일에 C레벨 인원 전원이 참석하는 아주 중요한 회의가 있었다. 내가 정한 프로젝트가 왜 중요한지에 관해 설명하고 피드백을 받는 자리였는데 원인 모를 문제로 게더타운에서 내가 발표한 내용의 대부분이 전달되지 않았다. 결국 시간문제로 인해 내 프로젝트는 전달되지 않은 채로 회의는 종료되었다. 이전 글에서 소개했던 첫 회의까지 커뮤니케이션이 두 번이나 실패해버렸고 프로젝트 기간은 이제 3주도 남지 않았다. 


회의 이후 CMO인 올리브님께서는 챌린지에 관한 아이디어가 좋았다며, 회사가 현재까지 뉴스레터로 쌓아온 브랜드 이미지를 얼라인한 뒤, 전체적인 브랜드 플로우를 보완하고 프로젝트의 주제가 될 만한 구체적인 꼭지를 잡아보면 어떻겠냐고 하셨다. 그렇게 올리브님의 도움으로 한 발 자국 더 나아갈 수 있게 되었고, 회사 프로덕트의 브랜드를 파기 시작했다. 


사실 새로 정한 방향에 관한 자신감이 크지 않았다. 나는 서비스 기획도 개인 프로젝트 밖에 해본 적 없었고, 브랜드에 관해서는 아무것도 알지 못했다. 내 프로젝트가 "브랜드 플로우를 완성한 후 결정된다"는 조건은 무겁게 다가울 수밖에 없었다. 피드백을 요청했던 PMB의 PM인 E님 또한 브랜드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내가 작성한 액션플랜이 과연 실제 액션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고 말씀해주셨다.


불행 중 다행이었을까. 올리브님께서 향후 개발 예정인 신규 프로덕트의 기획에 관한 PRD를 해보면 어떻겠냐고 물어봐주셨다. 한 주동안 내가 보여준 열정과 방향을 봤을 때 신규 플랫폼에 대한 오너십을 맡기고 프로젝트로 진행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다. 너무 감사한 순간이었다. 


그렇게 올리브님과 회사의 엑셀러레이터 소속의 수석 파트너님과 미팅을 진행했다. 서로 다른 분야의 실무자들과 함께 실제 프로덕트의 뼈대를 어떻게 세울 것이냐를 결정하는 자리였다. 어떻게 보면 각 도메인의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통합하는, PM의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이기도 했다. 동시에 신규 프로덕트의 특징을 잘 이해하고 최소한의 필수적인 기능들과 정책과 보안 등 민감할 수 있는 부분들까지 (당시에는 결정하지 않더라도 향후 회사에서 의논해야 할 사안으로써) 짚어내야 했다. 우선 프로덕트 기획 상황에 관한 온보딩을 받고, 다양한 우려사항과 질문, 의견을 나눈 뒤, 마지막에는 내가 PRD 작업에 바로 착수하기 위해 정의되어야 할 부분에 집중했다. 다행히 바로 업무에 착수할 수 있을 만큼 최소한의 필요한 것들이 시간 안에 결정될 수 있었다.




PMB와의 리플렉션에서 정말 중요했던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뜬구름 잡는 데서 시작해 점점 방향을 좁혀나가고 있었지만, 실질적으로 손에 잡히는 업무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관한 현재 해야 할 일을 정하는 걸 도와주셨다. 신규 프로덕트에 관한 필요성을 정확히 규정하지 못하고 우선 차치해둘 수밖에 없었던 점은 아쉬웠다. 그러나 PM의 영역이 경영은 아니기에, 또한 나는 한낱 기간제 인력이었기 때문에 이 부분은 내가 참견할 수 없었다. 나는 내 입장에서 최선을 다하면 될 뿐이다. 이러한 고민을 말씀드렸더니 E님께서는 이 부분에 관하여 PM의 입장에서 보완할 수 있는 방안으로 퍼널 효용성을 최대화할 방법에 관해 귀띔해주셨다.


결국 시장의 니즈에 관한 부분은 불투명하게 남겨둔 채 신규 프로덕트를 기획하게 되었다. 잘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겁이 나지는 않는다. 쉬운 일은 아닐 테지만 내가 해야 할 일은 그 어느 때보다 명확해졌고, 나는 기업 협업을 시작하고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하지도 않다. 늘 내가 무엇을 못 보고 있는지 고민했지만 알 수 없었고, 알려주는 이 또한 없었다. 이번 한 주 동안 이런 불안함을 해소해주신 E님께 너무 감사하다. 또 너무 잘하려고 하기보다 배움의 경험을 즐기면서 하라고 말씀해주셨다. 현재 내가 업무적으로 약한 부분을 경험할 수 있다는 기회에 감사할 따름이다. 나는 아직 멀었다. 매 순간을 욕심보다 호기로 채워야 함을 다시 한번 깨우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PMB와의 스몰톡과 리플렉션 중에 불안하고 조급한 마음이 튀어나오는 내 모습 또한 발견했다. 타인에게 내 상황과 생각을 전달하는 데에만 급급해 조급한 순간들이 많았다. 시간을 아끼지 않고 도와주셨는데 무례하게 군 것 같아 E님께도 너무 죄송했다. <프로덕트 오너>에서도 언급되었듯이 PM은 팀에서 구심점으로 작용하기에 부정적인 감정을 드러내는 데 더 조심해야 한다. 작은 경험이 쌓여 감정적으로도 뿌리가 안정적인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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