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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만든 사골곰탕

by 취사병세끼

"오늘 점심 메뉴는 사골곰탕...?"

조리장에 들어서자마자 오늘 점심 메뉴판을 확인했는데, 사골곰탕이라는 글자가 눈에 띄었다. 순간 “아, 큰일났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사골을 우려내려면 몇 시간이고 불 앞을 지켜야 한다는 걸 알기에, 오늘은 진짜 정성과 인내심이 필요한 날이라는 걸 직감했기 때문이다.

먼저 사골을 깨끗이 씻고 끓는 물에 한 번 데쳐냈다. 불순물이 빠져나온 물을 버리고 다시 커다란 솥에 사골을 담고, 이번엔 제대로 된 육수를 끓이기 시작했다. “이거, 끝날 때쯤엔 나도 곰탕처럼 진해질지도 몰라...”라는 생각이 들었다. 솥에서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소리를 들으며 육수의 시작을 알렸다.

사골곰탕은 시간이 곧 맛이다. 적당한 불 조절과 중간중간 불순물을 걷어내며 끓이는 동안, 냄비에서는 뽀얀 국물이 점점 진해져갔다. “이 정도면 정말 힘들어도 맛있을 거다!”라고 생각했다. 주방에 퍼지는 고소한 국물 냄새가 이미 성공을 예감하게 했다.

곰탕을 마무리하기 위해 대파를 송송 썰어 준비했다. 파의 푸르름이 하얀 국물에 얹어지면 비주얼도 완벽해진다. 밥과 곰탕, 그리고 깍두기의 조합으로 마무리 지었다.

완성된 사골곰탕을 한 그릇 떠서 밥과 함께 맛봤다. 국물 한 숟가락을 떠먹으니 고소하면서도 깊은 맛이 입안 가득 퍼졌다. “와, 이건 진짜 속까지 따뜻해지는 맛인데?” 쫄깃한 고기와 밥을 함께 먹으니 그야말로 보양식이 따로 없었다. 특히 오늘은 눈이 많이 내렸기에 최적의 요리였다. 동료들도 한 입씩 맛보며 “이거, 진짜 제대로 깊은 맛이 난다!”며 감탄했다.

오늘도 사골곰탕 한 그릇으로 취사병의 점심 조리는 완벽하게 마무리됐다. 정성이 담긴 국물로 몸과 마음을 채우고 나니, 저녁 조리도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솟아올랐다. 그렇게 기분 좋은 보람과 설렘을 안고 생활관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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