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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만드는 화끈한 요리

by 취사병세끼

조리장에 들어서자마자 오늘의 메뉴판에서 마라불고기라는 단어를 발견했다. 순간, “이건 오늘 조리장이 불바다가 되겠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운 마라 향과 불고기의 고소함이 만나면 무조건 성공적인 조합일 거라는 확신과 동시에, 한편으로는 “이거 너무 맵게 하면 동료들 다 못먹는 거 아냐?”라는 걱정도 들었다. 하지만 이미 메뉴가 결정된 이상, 오늘은 제대로 화끈한 한 끼를 만들어보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먼저 볶음용 소고기를 준비했다. 고기를 양념하기 전에 마라 소스를 직접 만들어야 했다. 고춧가루, 마라향신료, 다진 마늘, 간장, 설탕, 그리고 듬뿍 넣은 고추기름을 섞어 만들었다. 한 입 맛보자마자 “이건 혀가 얼얼해질 준비를 해야겠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달궈진 팬에 고기를 올리니 치익~ 하는 소리와 함께 주방이 고소한 냄새로 가득 찼다. 고기가 살짝 익을 때쯤, 마라 소스를 한 국자 듬뿍 넣었다. 매콤한 마라 소스가 고기와 섞이며 진한 빨간색으로 변해갔다. 여기에 얇게 썬 양파와 청경채, 그리고 피망을 추가하니 색감부터가 완벽했다.

요리가 완성되고 식당 안으로 스며든 마라의 강렬한 향에 동료들이 하나둘 물었다. “이거 뭐야? 이 향은 도대체 어디서 나는 거야?”라고 묻는 동료들에게 “오늘은 혀가 얼얼한 마라불고기입니다”라고 자신 있게 외쳤다. 첫 숟가락을 먹은 한 동료가 말했다. “와, 이거 진짜 혀가 얼얼하다. 근데 맵지만 맛있어! 멈출 수가 없어.” 다른 동료도 매운맛에 얼굴을 찡그리면서도 밥을 두 공기째 비우는 걸 보며 성공을 확신했다.

매운맛을 견디며 밥 한 공기, 두 공기를 순식간에 비우는 동료들의 모습에서 이 요리의 진가를 느꼈다. 매운맛 뒤에 남는 고기의 감칠맛과 마라의 향이 정말 강렬하게 다가왔다. 이렇게 오늘 하루는 뜨거운 맛으로 마무리됐다. 내일은 또 어떤 요리로 모두를 놀라게 할까? 설레는 마음으로 생활관으로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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