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판에 적힌 치즈닭갈비를 본 순간, 조금 당황스러웠다. 군대에서 치즈닭갈비라니? 닭고기와 매운 양념까진 이해했지만, 치즈는 군대에서 흔히 보던 재료가 아니었다. 과연 이걸 제대로 만들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섰다.
먼저 닭고기를 손질하며, 냉장고에서 나온 닭들은 단단히 얼어 있었다. 해동을 위해 뜨거운 물에 담갔다가 손질을 끝내니, 뼈가 섞인 닭고기가 적당히 먹기 좋은 크기로 완성됐다. 양념은 고춧가루, 간장, 설탕, 고추장으로 만들었고, 거기에 약간의 마늘과 생강을 더해 감칠맛을 살렸다.
하지만 문제는 치즈였다. 우리가 쓸 치즈는 조각 치즈였다. "이걸 어떻게 녹여서 닭갈비와 어울리게 하지?" 하는 고민이 머릿속을 가득 채웠다.
닭고기를 매운 양념에 재우고, 커다란 메인 가마에서 볶기 시작했다. 볶아지는 닭고기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매운 냄새가 취사실을 가득 채웠다. 양배추, 당근, 고구마를 썰어 넣고, 떡을 추가하며 닭갈비 특유의 맛을 살려갔다.
"잘 섞어야 양념이 골고루 배야 해."
불 조절도 중요했다. 너무 세게 하면 타고, 약하면 고기에서 육즙이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마지막 단계가 다가왔다. 치즈를 녹여야 할 순간이었다. 다행히 준비된 조각 치즈를 잔뜩 솥에 넣고 약불로 천천히 녹이기 시작했다. 치즈가 점차 녹아가며 닭갈비와 섞이는 모습은 마치 마법 같았다.
"치즈 닭갈비 완성이다."
치즈가 닭갈비 위에 고소한 풍미를 더하자, 취사장 분위기도 한결 가벼워졌다.
식판에 담긴 치즈닭갈비를 받은 부대원들은 한입 먹고 나서 말했다.
"이거 닭갈비 맛집에서도 못 먹어본 맛인데?"
"존나 맛있다 진심."
오늘의 교훈은
"치즈닭갈비는 간단해 보이지만, 만드는 사람에게는 작은 전쟁이다."
취사병으로서 또 한 번 새로운 메뉴에 도전하며, 군대에서도 맛있는 요리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