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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 만드는 콩나물무침 레시피

by 취사병세끼

아침 메뉴에 콩나물무침이 추가되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속으로 안심했다. "아, 이건 간단하겠네." 찌개나 볶음 같은 메뉴에 비하면 손이 덜 갈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곧 알게 되었다. 콩나물무침은 절대 간단하지 않다.

커다란 봉투에 담긴 콩나물은 물로 여러 번 헹궈야 했다. 찬물 속에서 콩나물을 잡을 때마다 손끝이 얼얼해졌지만, 깨끗하게 씻어야 비린 맛이 나지 않는다. 머리와 꼬리를 다듬을 때는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 양이 어마어마했다.

"이게 왜 이렇게 많이 들어왔지?" 하는 원망스런(?) 생각을 하며 손질을 시작했다. 끝도 없는 콩나물 머리와의 사투가 이어졌다.

콩나물을 삶는 것은 또 다른 도전이었다. 물의 양과 데치는 시간에 따라 식감이 달라진다. 너무 오래 삶으면 물컹해지고, 덜 삶으면 아삭함 대신 딱딱함이 남는다. 적당한 타이밍을 맞추기 위해 콩나물을 뜨거운 물에 넣고 초시계를 눌렀다. 물김이 올라오는 동안, 솥을 지켜보는 긴장감은 마치 폭탄 해체를 기다리는 것 같았다.

삶은 콩나물을 식히고 나니 양념 단계가 남았다. 참기름, 다진 마늘, 소금, 간장, 깨소금을 준비하며 생각했다. "양념은 쉽겠지." 하지만 양념의 양과 배합이 조금이라도 틀리면 콩나물 특유의 맛을 망칠 수 있다.

조심스럽게 참기름과 마늘을 섞고, 손으로 가볍게 무쳐냈다. 콩나물들이 양념에 코팅되면서 은은한 향이 퍼졌다. "이 정도면 괜찮겠지…" 하지만 늘 그렇듯 결과는 배식대에서 확인될 일이었다.

아침 식사 시간, 대원들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이거 오늘 콩나물 진짜 맛있는데?"
"아삭한 식감과 고소한 향이 완전 제대로야!"

나도 콩나물무침을 한 입 먹어보고 나서야 알았다. 단순해 보였던 콩나물무침이 이렇게 많은 손길과 세심함이 필요한 요리였다는 것을.

오늘의 깨달음은 단순했다.

"콩나물무침은 간단해 보일수록, 더 복잡한 요리다."

단순함 속의 디테일을 알게 된 하루였다. 앞으로 콩나물을 볼 때마다 그 작업량을 떠올리며 감사하게 먹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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