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물순두부찌개는 매콤한 국물에 부드러운 순두부와 신선한 해산물이 조화를 이루는 요리다. 군대 취사병으로서 이 메뉴가 배식대에 올라온다는 것은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 한 번에 수십 인분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순두부처럼 부서지기 쉬운 재료와 해산물처럼 까다로운 재료를 다뤄야 하니 말이다.
순두부찌개의 첫 단계는 육수를 내는 일이었다. 멸치와 다시마를 끓여 기본 육수를 만들고, 여기에 고추기름과 다진 마늘을 더해 매운 국물의 베이스를 준비했다. 빨갛게 물든 육수는 맛있어 보였지만, 간을 맞추는 일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소금과 간장을 추가하며 맛을 조율하다가 매콤한 맛을 살리기 위해 고춧가루를 한 스푼 더 넣었다.
해산물을 손질하는 과정도 쉽지 않았다. 새우의 껍질을 벗기고, 오징어를 손질하며, 바지락의 해감을 확인하는 데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신선한 해산물을 준비하면서도 양이 많다 보니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었다. 해산물을 넣는 타이밍도 중요했다. 너무 일찍 넣으면 질겨지고, 너무 늦으면 국물에 해산물의 맛이 배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순두부를 조심스럽게 넣었다. 순두부는 부드럽고 쉽게 부서지기 때문에 국자를 사용해 살살 다뤘다. 국물이 끓어오를 때 달걀 한 개를 살짝 깨 넣어 노른자가 위에 떠오르도록 했다. 마무리로 송송 썬 대파와 홍고추를 올리니 비로소 해물순두부찌개가 완성되었다.
배식대에서 부대원들은 한 그릇씩 받아들며 말했다. “이거 진짜 매운 맛이 살아있습니다!” “해물도 싱싱하고 찌개 간이 딱 좋습니다.” 부대원들의 만족스러운 반응을 보니 모든 수고가 보람으로 느껴졌다. (*특히 내 맞선임은 무려 두 그릇을 드시면서 밥을 수 차례 리필하셨다.)
해물순두부찌개는 단순한 요리가 아니다. 재료 하나하나의 손질과 조리 타이밍, 그리고 국물 맛의 조화까지 모든 과정에서 세심함이 필요하다. 오늘 나는 또 한 번 깨달았다. 매운 국물 속에는 단순히 재료가 아니라 특히 더 정성과 노력이 담긴다는 것을. 그리고 그 정성이야말로 해물순두부찌개의 진정한 맛이라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