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고추장무침? 뭐지, 이건 또?"
조리장에 들어가기 전 저녁 메뉴를 확인하다가 생전 처음 보는 메뉴와 마주쳤다. 시금치무침은 익숙하게 알고 있었지만, '시금치고추장무침'이라니! 머릿속이 하얘졌다. '에이, 그래도 시금치무침에 고추장만 더 넣으면 되는 거겠지?'라는 생각으로 조리장으로 직진했다.
먼저, 시금치를 깨끗하게 씻어야 했다. 한 장 한 장 뽀득뽀득, 물속에서 춤을 추듯 씻어낸 시금치를 끓는 물에 소금을 살짝 넣고 데쳤다. 이때 타이밍을 잘 맞춰야 하는데, 시금치가 흐물해지지 않게 딱 적당히 데쳐주는 게 포인트다. 데친 시금치는 얼른 찬물로 헹궈 물기를 꽉 짜고, 준비된 넓은 볼에 담았다.
본격적인 양념타임! 시금치에 간장, 다진 마늘, 설탕, 그리고 이번 메뉴의 숨겨진 키 포인트, 고추장을 투하했다. 고소한 참기름까지 넣고 조물조물 버무려 준 뒤, 마지막으로 참깨로 화룡점정을 찍으면 드디어 완성.
사실 처음 만들어보는 메뉴라 '이게 맞는 걸까?' 싶었지만, 막상 결과물을 보니 고추장 하나 더 들어간 것 치고는 그럴듯했다. 한 입 먹어보니, 어라? 의외로 시금치와 고추장이 환상의 짝꿍 아닌가? 살짝 매콤한 고추장이 시금치의 맛을 한층 업그레이드해줬다.
"시금치고추장무침, 나쁘지 않은데?"
이렇게 취사병의 하루는 새로운 발견과 함께 마무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