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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사병이 군대에서 등갈비조림 만드는법

by 취사병세끼

등갈비는 부대에서 오는 재료 중 가장 손이 많이 가는 품목 중 하나다. 아침에 메뉴를 확인했을 때 등갈비가 있으면 기분이 묘하다. 맛있게 만들 자신은 있지만, 손질하고 조리하는 과정이 복잡하기 때문이다.


등갈비는 먼저 핏물을 빼야 한다. 커다란 물통에 등갈비를 담아 핏물을 빼는 동안, 나는 양념장을 준비했다. 간장, 설탕, 마늘, 고춧가루, 참기름까지. 주방 가득 퍼지는 냄새가 조리 시작을 알렸다. 양념장만으로도 벌써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핏물이 충분히 빠진 등갈비를 끓는 물에 살짝 데쳐 불순물을 제거하고, 이제 본격적으로 조림에 들어갔다. 양념장을 듬뿍 넣고 은근한 불에서 서서히 졸이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간을 보며 양념을 더하거나 물을 추가하면서 완벽한 맛을 찾아갔다.

조리가 마무리될 즈음, 등갈비는 윤기가 흐르고, 부드러워져 있었다. 고기와 양념이 완벽히 어우러진 그 모습은 군대에서 흔히 보기 힘든 '고급 요리' 같았다.

식사 시간, 모두가 등갈비조림을 맛보며 감탄했다. "진짜 이건 특식 메뉴 아닌가요?"라는 칭찬이 이어졌다. 이런 반응은 취사병으로서 가장 큰 보람 중 하나다. 고된 조리 과정도 이런 반응 하나로 충분히 보상받는 기분이다.

등갈비조림을 만들 때마다 느낀다. 요리는 단순히 재료를 섞고 익히는 과정이 아니다. 하나의 작품이고, 선물이다. 오늘의 등갈비조림도 그런 하루였다. 힘들지만 보람 있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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