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저녁 메뉴는 얼큰새우탕이었다. 싱싱한 새우가 배급된 날이면, 국물 요리로 활용할 생각이 가장 먼저 든다. 얼큰새우탕은 얼큰한 국물의 매운맛과 새우의 시원한 감칠맛이 어우러져, 취사병 생활 중에서도 늘 만족도가 높은 메뉴이다.
주방에 들어서자마자 솥에 물을 올리고 다시마와 멸치를 넣었다. 육수를 내는 동안 새우의 껍질을 깨끗하게 손질했다. 큰 솥에 육수가 끓기 시작하면, 고추장과 고춧가루를 풀어 국물에 매운맛과 색감을 더한다. 파와 마늘, 청양고추도 어슷 썰어 넣으며 향긋한 풍미를 더했다.
새우는 국물의 중심이 되는 재료다. 너무 일찍 넣으면 질겨지고, 너무 늦게 넣으면 새우의 시원한 맛이 덜 우러난다. 적절한 타이밍에 새우를 솥에 넣고 국물을 한 번 더 끓여냈다. 국물이 보글보글 끓을 때 퍼지는 향은 늘 만족스럽다. 마지막으로 간장을 살짝 넣고 소금으로 간을 맞췄다.
저녁 배식 시간이 되자 얼큰새우탕의 큰 솥은 금세 비워졌다. 맛있게 먹었다는 말이 이곳에서 취사병이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칭찬이다. 얼큰새우탕 한 그릇으로 긴 하루를 마무리하는 장병들의 모습을 보니, 오늘의 조리가 성공적이었음을 느꼈다.
취사병으로서 가장 보람 있는 순간은 바로 이런 때다. 뜨거운 솥에서 끓어오르던 얼큰새우탕이 장병들에게 든든한 식사가 되어주었으니, 오늘 하루도 충분히 가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