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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요리의 정석, 부대찌개

by 취사병세끼

"오늘 저녁 메뉴는 부대찌개!"

조리장에 들어서자마자 오늘 저녁 메뉴판을 확인했다. 부대찌개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오는 순간, 머릿속에 매콤하고 칼칼한 국물이 떠올랐다. “오, 이거야말로 군대 요리의 상징 아니야?” 부대에서 부대찌개라니, 뭔가 진정한 본질로 돌아가는 느낌이랄까. 제대로 만들어봐야겠다는 결심이 들었다.

부대찌개는 뭐니 뭐니 해도 재료가 푸짐해야 제맛이다. 냉장고를 열어 햄, 소시지, 베이크드 빈스, 라면 사리 등 각종 재료를 꺼냈다. “이건 거의 냉장고 청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부대찌개의 매력은 바로 이런 무작위의 조합이 맛을 낸다는 거다. 두부와 떡국 떡, 채소도 빼놓을 수 없지!

큰 냄비를 준비하며 양념장을 만들기 시작했다. 고추장, 고춧가루, 간장, 설탕, 다진 마늘을 섞어가며 양념을 맛보니 새콤달콤하면서도 칼칼한 맛이 딱 부대찌개스러웠다.

냄비 바닥에 김치를 깔고, 그 위에 준비한 햄과 소시지, 두부를 예쁘게 배열했다. 야채와 떡을 둘러놓고 라면 사리는 마지막에 넣기 위해 아껴뒀다. 육수를 부은 뒤 양념장을 풀고 불을 올렸다. 보글보글 끓기 시작하니 매콤한 향이 주방을 가득 채웠다. 라면 사리를 넣고 잠시만 더 끓이자, 완벽한 부대찌개가 완성됐다.

밥을 한 숟가락 떠서 부대찌개 국물에 살짝 적신 뒤 입에 넣었다. 아, 이건 말 그대로 밥도둑 그 자체였다. 매콤한 국물과 햄, 소시지가 어우러져 입안 가득 감칠맛이 퍼졌다. 라면 사리까지 더해지니 금상첨화! 동료들도 연신 감탄하며 “이거 진짜 군대 부대찌개 찐맛 아니냐?”라고 말했다.

오늘도 부대찌개 한 접시(바트)로 취사병의 하루는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냉장고에 있는 걸로 뚝딱 만들어내는 이 만능 찌개 덕분에 모두가 추운 날씨 따뜻해졌다. “내일은 또 어떤 요리로 동료들의 입맛을 사로잡을까?” 하는 기대감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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