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적당해

by A록

저녁을 먹다가 였을 것이다.

밥을 오물오물 먹고 있는 둘째 딸, 일곱 살, 하늘이 얼굴을 빤히 보다가 내가 말했다.

"넌 어떻게 이렇게 귀엽게 생겼어?"


하늘이는 밥을 계속 씹으면서 씩 웃어 보이더니 이런 말을 했다.

"음, 나는 귀엽고, 언니는... 언니도 좀 귀엽고

아빠는 잘 생겼고, 엄마는 적당해."


적. 당. 해...?


나는 그 말이 너무 웃겨서 밥을 뿜다시피 하며 웃었다.

충분히 주관적일 수 있는 평가를 아주 객관적으로 해내는 내 딸을 보며

나는 왠지 뿌듯했다.


몇 주 후, 하늘이를 세수시키다가 내가 하늘이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말했다.

"아유~ 우리 하늘이는 어쩜 이렇게 귀여울까!"


그러니 하늘이가 내 얼굴을 두 손으로 잡고 이렇게 응수했다.

"아유~ 우리 엄마는 어쩜 이렇게 적당할까!"


아, 이 녀석.

누굴 닮아서 이렇게 일관성이 있어?


나는 여전히 하늘이의 그 '적당하다'는 평가가 너무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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