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을 알아가고 있다

by A록



멋을 알아가고 있다

18개월이 된 바다는 옷장을 뒤져 옷을 입어보고

신발장을 뒤져 신발을 신어보는 걸 아주 좋아한다.

그러더니 맘에 드는 티와 신발을 찾았다.


아쉽게도 티는 작고 신발은 큰데 그걸 자꾸 입고,

신고 나가겠단다.

신기한 건, 우리 부부는 바다에게

여성스러운 물건을 준 적이 없는데

오히려 이름이 바다라서

온통 파란색 물건이 가득한데

바다가 고른 옷은 소매 윗 쪽에 주름이 들어간

보라색 쫄티이고

신발은 큰 꽃이 달린 연분홍색 구두다.


어제도 변함없이 그 옷과 구두를 고집하길래

그래라 하고 옷을 입히고

색깔 있는 양말을 신긴 후에 구두를 신겼더니

울상을 지으며 "아니야~"란다.

내가 보기에도 솔직히 별로였는데

자기가 보기에도 영 아니었나 보다. 한참을 웃었다.

앞으로 펼쳐질 바다의 무궁무진한 미의 세계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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