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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페드로 Dec 06. 2017

독일 뮌헨에서 맥주 원샷 시키고 머리털기 알려주기


독일 뮌헨 이곳을 초봄에 갔으니 다소 두툼하게 차려입었는 데 다름 아닌 한국에서 고등학생들이 없는 돈에 많이 입고 다닌다는 그 북쪽 얼굴 패딩 점퍼다. 따뜻하기는 정말 따뜻한 데 겉으로 보기에 영 폼이 안난다. 다음에는 버버리 프렌치코트를 입고 다녀야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 일행 중 코트를 입고 다녔던 사람을 보고 추위를 탈 것 같은데 라고 생각했지 패션에 대해서는 그때까지만 해도 관심 밖이었기 때문이다. 뮌헨을 가보니 내눈에는 다들 그런 패션리더들만 모인 곳 같아 보였다. 여자들은 하나같이 키가 170 정도 되어보이고 남자들은 내가 우러러보는 데 그만큼 뭘 입어도 폼이 나게 보였다.

뮌헨 공항에 도착해서 호텔로 가는 택시에서 바라본 풍경은 역시 선진국이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독일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게 아우디 폭스바겐 메르세데스 벤츠 등의 자동차 메이커 그리고 통일 또 혼탕 이 정도다. 그런데 독일 오면 꼭 사가야 할게 주방용품이라고 한다. 한국도 독일처럼 중소기업이 강한 나라로 체질 개선을 해서 대기업으로만 몰리지 않고 다양하게 경쟁력을 갖출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보완을 하고 꾸준히 노력해보았으면 하는 마음이 든다.

일단 호텔에 짐을 풀고 근처 대형 호프집을 찾으러 돌아다녔다.그 중에 한곳을 발견했는 데 아마 이곳이 가장 유명한 집이겠거니 하고 들어갔다. 독일식 정통 맥주를 즐기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었다.


"쿠텐 탁"

"웨어아유프롬?"

"암프롬 코리아 앤유?"


그 와중에 옆자리에 계신 할아버지는 우리와 cheers 를 외치며 하나가 되었는 데 독일인이 아닌 이태리인이었다. 반도국 멋쟁이 신사답게 주위 여러 처자들에게 아무 부끄러움 없이 대화하는 그 할아버지는 우리가 배워야 할 기질이었다.


자신의 무용담을 들려주겠다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시는 데 갑자기 독일 와서 이태리 할아버지에게 옛날 이야기 듣는 그런 기분이라고 해야할까나? 어찌 되었건 그 할아버지에게 본받고 싶은 점은 어딜 가나 자신감 첫째도 자신감 둘째도 자신감이라는 거다. 그리고 혼자서도 이렇듯 노년을 유유자적 즐기고 싶은 모습에서 나의 노년시절의 한 장면을 떠올려보게 되었다.  감사합니다 이태리 할아버지 꾸벅!!!


식당에서 마주친 알프스의 소녀라고 알려진 하이디 복장을 한 오십은 족히 넘어 보이는 웨이트리스는 얼굴이 불타는 고구마처럼 붉어오른 나에게도 볼 키스를 해주면서 사진을 같이 찍어주신다. 고등학교 때 배운 쿠텐탁 암 모르갠 등등을 떠올리면서 현지인들 그리고 서빙보는 하이디 할머니와 함께 즐거운 저녁시간을 보내고 호텔로 돌아오는 길은 미로같았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을 잃어버려서 거의 1시간을 헤맸더니 술이 다 깬다. 뮌헨의 호프집에서 호텔로 돌아가는 길을 잊지 않기 위해 리본이라도 표시해서 가야 됬어야 했는 데 말이다.


다음날 호프브로이 하우스(Hofbräuhaus) 라는 바이에른 주 뮌헨에 있는 왕실 지정 양조장이었으며 가장 유명하다고 하는 지하 궁전 맥주 집에 가보았다. 내부는 무슨 궁궐처럼 생겼으며 지하 동굴세계에 온 것 마냥 분위기가 정말 환상적이었다. 또한 안주는 바이킹 모양의 배에 실려서 오는 데 이런 분위기라면 맥주를 무한대로 먹을 수 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브라질 리우 카니발 축제, 샷포로 눈 축제와 함께 세계 3대 축제라고 불리는 옥토버 페스트를 즐기기 위해서는 9월 말에서 10월까지 가면 된다.


우리 역시 바이킹 안주를 시켜서 먹었는 데 맥주는 맛있었으나 안주는 왜이리 짜냐 이러고들 있었다. 그런데 옆에서 안주도 없이 맥주를 들이키는 좀 어려보이는 친구들 8명이 있었다. 내가 보기에는 15살에서 18살 사이가 아닌가 싶었는 데 이 나라의 맥주 마실 수 있는 나이는 도대체 몇살인가? 안주도 없는 데 같이 나눠먹자며 건네였고 같이 건배를 제안했더니 한 친구의 생일이란다.


"헤이 디스이스 코리안스타일. 원샷"


그래서 그 친구에게 축하하는 메시지와 함께 같이 원샷을 하자고 제안하는 데 술을 많이 마시지 못한다고 빼는 것이었다. 친구들은 더 신이나서 그런지 마셔라 마셔라 뭐 이런 분위기를 몰고가며 함께 합창을 하다시피 하였다. 그래서 내가 제안하기를 파도타기 하자며 술을 마신 후 머리에 털어 시범을 보여 주었더니 생일인 친구부터 하는 것이 아닌가? 중간에 어떤 여학생은 머리에 털다가 남은 맥주 국물에 머리가 차가운 지 재미있는 표정을 지었고 이를 보면서 또 한번 한바탕 웃었다. 정말 누가 원샷을 하냐 못하냐로 시작해서 독일의 순수한 친구들과 잠시였지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다음에는 꼭 옥토버 페스티발에 와서 맥주만 먹고 안주는 시키지 않으리라.

#beer#craftbeer#UnaCervezaPara#Germany#getdrunk#Oktoberf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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