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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론의책 Oct 14. 2024

바르셀로나 구엘공원에서

선배를 따라 도마뱀 마스코트가 있는 아래쪽을 향하였다. 그러던 중에 갑자기 손님 한 분이 소리를 질렀다.

"어머나!! 이게 뭐야???"

손님은 어딘가를 향해 달려갔고, 다른  손님들도 자석에 끌려가듯 첫 번째 손님이 향한 곳으로 이동하였다.



https://www.researchgate.net/figure/Retaining-walls-of-the-Gueell-Park-at-Barcelona_fig1_315691949

지중해 파도가 치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는 끝없는 돌들의 향연이 펼쳐졌다. 단순히 건축을 넘어 예술이라 말하는 것이 맞는다고 느껴질 만큼 아름다웠다.

"여기는 가우디가 구엘공원에서 공사를 할 때 나왔던 수많은 돌들을 조립식으로 만든 것이에요. 뜨거운 태양이 비치는 광장과는 달리 이곳은 시원하게 산책을 할 수 있게 만들었어요. "

가우디는 단순히 건축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에 머무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섬세한 사람이었어요."

손님들은 하나같이 '인생 샷'을 남기기 위해서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파도 동굴과 한 몸이 되어 갔다. 잠깐의 포토타임을 가지고, 우리는 도마뱀 분수대를 향하여 이동하였다.

도마뱀 분수대를 향하여 가는 길에 만나 회랑은 너무나 시원하였다. 원래 그곳은 28세대가 구엘공원에 입주했다면, 시장이 될 장소였다. 

단순히 빛을 피하거나 시원한 장소임을 넘어, 시장을 생각한 그의 생각을 통해 그가 얼마나 깊은 사람인지 알게 된다.


"이 친구가 구엘공원의 마스코트, 도마뱀 분수대에요. 사실은 이곳이..."



https://www.lonelyplanet.com/spain/barcelona/gracia-and-park-guell/attractions/park-gueell/a/poi-sig

손님들은 선배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우르르 내려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었다. 도마뱀 분수대와 사랑에 빠진 사람들처럼 끊임없이 셔터를 누르고 있는 손님들을 바라보는 선배의 표정에 미소가 번졌다.

"자유롭게 사진 찍으세요, 남은 설명은 잠시 뒤에 할게요."

실제 분수대는 3개이다. 도마뱀 분수대, 요 분수대, 마지막 숲 분수대. 이 3개의 분수대는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린 빗물을 저장하였다가, 흘려보내는 용도로 만들어졌다.

실제로 가우디는 광장 위쪽을 모래로 만들어 두어, 빗물이 내리면 그 빗물을 아래쪽 기둥을 통해 여과하여 식수로 사용할 예정이었다. 

분양이 실패하면서, 설계했던 내용들을 이룰 수 없었지만, 건축을 통해 정수기 시스템을 만들려고 한 그의 독창적인 생각에 또 한 번 놀라게 된다.


"사진을 다 찍으신 분들은 이쪽으로 모여주세요."

손님들은 도마뱀 분수대와의 추억을 핸드폰 안에 흠뻑 담은 뒤 선배가 말한 장소로 이동을 하였다.

"여러분이 본 도마뱀 분수대는 실제로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피톤을 상징합니다. 그리고 보고 계신 광장에 도리아식 양식의 기둥 역시도 델피 신전을 모티브로 한 거예요. 

여기는 그리스신화의 배경 속에서 가장 중요한 델피를 상징하고 있습니다. 가우디의 후원자였던 구엘이 그리스 신화를 좋아했기에, 그의 취향을 존중하여 이와 같은 형태의 구조물들을 만들었습니다."

"가이드님 이 집이 헨젤과 그레텔 과자집인 가요?"



https://barcelonalocalexperiences.com/park-guell-things-you-didnt-know-about-barcelonas-most-scenic-


"네 맞습니다. 이 작품은 가우디가 쿠키 같은 외벽에 수많은 타일 조각들을 조화시켜서, 동화 속 과자집보다 더 멋진 공간을 연출하였습니다. 

1903년 바르셀로나 리세우극장에서 헨젤과 그레텔 관련 작품을 보고 영감을 받아서 구엘공원에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여기는 누구를 위해서 만들었나요?"

"여기는 경비원들을 위해 만든 공간입니다. 과자집이 있는 공간이 구엘공원에 정문 쪽에 배치되었고, 경비하시는 분들이 상주하며 출입을 확인했던 장소입니다."

"지붕 위에 십자가는 무슨 의미일까요?"

“가우디는 평생을 가톨릭 신자로 살았던 인물입니다. 

그에게서 신앙은 삶에서 분리할 수 없는 영역이었고, 하늘에서도 완벽하게 십자가의 형태로 보일 수 있게 만들어 그의 신앙심을 하늘에 나타낸 것으로 보는 게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

구엘공원과 관련된 설명은 끝났습니다. 지금부터 30분간 자유시간을 드리겠습니다. 화장실도 이용하시고 매점에 가셔서 커피도 한잔하시며 휴식을 취하세요. 30분 뒤에 뵙도록 하겠습니다."

구엘공원 매점에 앉아, 크로아상과 커피를 마신다. 따뜻하고 향긋한 커피향이 코를 찌르고 바삭한 크루아상은 촉촉하게 입속을 적신다. 

여행이란 게 뭐 별거 있나? 이렇게 구엘공원에 앉아 커피 한잔하는 게 여행이지. 참 좋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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