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 오늘 나는 백수였다.
갑작스럽게 발생한 교통사고로 허리를 다쳤고, 그로 인해 회사를 퇴사하게 되었다.
나이 마흔에, 백수가 되니 눈앞이 캄캄했다. 영화 속 한 장면이 나의 삶에 들이닥치면서 나는 몸과 마음도 정신을 차릴 수 없을 만큼 무너져 버렸다.
인생을 포기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생각하던 그 시절 역행자를 읽었다. 그리고 그 책에서 하나의 글귀를 만났다.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몇백 년 전에 살았던 가장 훌륭한 사람과 대화하는 것이다."
데카르트의 글귀를 만나면서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몇백 년 동안 사라지지 않고 사람들에게 계속 읽히는 책을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적어도 지금 내가 겪고 있는 이 절망적인 상황에 대한 해결책을 그들은 알고 있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다.
매일 같이 도서관을 찾았다. 고전책들을 하나하나 섭렵하기 시작했다. 플라톤의 <국가론>, 맹자의 <중용>, 사마천의 <사기>, 애덤스미스의 <국부론>.
닥치는 대로 읽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물었다. 나의 문제를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지 그들의 글귀를 통해 내 삶을 비추어 보았다.
그리고 그들의 생각과 나의 생각에 교차점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졌다. 그 강렬한 마음이 내가 블로그를 시작하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책을 계속 읽다 보니, 어느 순간 책이 내가 되고 내가 책이 되는 것처럼 느껴지기 시작했다. 도서관을 지나갈 때마다 책들이 날 보며 말을 건네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리고 글을 쓰면 쓸수록, 책과 더 깊이 사랑에 빠졌다. 그러한 마음이 글을 쓸 때 내 마음에 닿아 더 따듯하고 좋은 글을 쓰고 싶다는 열망을 낳게 하였다.
어느덧 따뜻해진 마음은, 죽고 싶었던 마음을 내 마음에서 밀어내었다. 그리고 강렬하게 살고 싶다는 열망으로 변주케 하였다.
그리고 나도 좋은 책을 써서 다른 사람에게 따뜻함을 전해주는 삶을 살고 싶다는 꿈을 갖게 하였다.
꿈은 날마다 쓰는 글을 통해 차곡차곡 자라 낳고, 그렇게 1년 동안 이어졌다.
1년 전 백수는 오늘 종이책 출간 작가가 된다.
<야, 나도 가자! 스페인!>
유럽여행, 스페인 여행을 계획하는 분들에게 최고의 여행장소와 맛집, 여행지 소개를 담았다.
1500일 동안 유럽에 살았던 기록을 그 누구보다 생생하고 풍성하게 기록하려 했다.
1년 전 그때, 한 권의 책,
하나의 글귀가 절망에서 나를 건졌다.
그리고 하나의 글귀는 한 권의 책을
세상에 탄생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