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진정한 의미

by 아론의책

여행의 진정한 의미는 목표 지점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여정의 매 순간을 즐기고 감동하는 데 있다.


2013년, 아르헨티나를 여행했다. 남미 여행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이었다.

고소한 아르헨티나 소고기를 먹으며 왜 사람들이 아르헨티나 소고기를 극찬했는지 온몸으로 느꼈다. 탱고 공연을 보면서 아름다운 슬픔을 느꼈다. 춤은 아름다웠지만 무용수들의 표정에서 삶의 애환이 느껴졌다.


맛있는 음식과 볼거리가 가득한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사랑하게 되었다. 플로리다 거리를 걸으며 마주한 예술가들의 다양한 퍼포먼스가 아직도 생생하게 떠오른다. 한 달만이라도 아르헨티나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 무렵,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부촌으로 불리는 소호 거리에서 2인조 소매치기단을 만났다. 그들은 옷에 새똥이 묻었다며 열심히 닦아주겠다고 했고, 자연스럽게 나는 그들의 안내에 따라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들과 함께 옷을 닦느라 정신이 없는 상태였다. 하지만 진실은, 한 명이 나의 시선을 가리고 있을 때 다른 한 명이 이미 나의 가방을 들고 사라졌다는 사실이었다.


그 안에는 관용여권, 카메라, 수백 달러가 들어 있었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들을 한 순간에 도난당하고

모든 것이 싫어졌다. 여행이고 모고 그냥 집으로 돌아가고픈 심정에 휩싸였다.


그때 다행히 내 곁에 띠또가 있었다. 그는 나와 코이카 해외봉사활동을 함께 한 동료였다. 절망한 나를 일으키고 대사관으로 안내해 주었다. 그곳에서 여권을 다시 만들 수 있었고 띠또가 빌려준 돈으로 여행을 계속할 수 있었다.


그는 내 곁에 머무는 수호천사 같았다. 그가 없었다면 아르헨티나 여행은 최악으로 남았을 것이다. 그리고 또 한 명의 천사를 만났다.


이구아수 폭포공항에서 만나는 택시 운전사였다. 그는 공항에서 도시 근처로 안내하던 중 숙소를 물어보았다.


"우리 아직 숙소를 못 구했어, 돈이 별로 없어서"

"그럼 걱정하지 마, 우리 집에서 최저가로 숙박할 수 있게 도와줄게."


택시운전사의 이름은 앙헬이었다. 앙헬은 천사라는 의미를 가진 스페인어 이름이다. 그는 이름만큼이나 넉넉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었고, 우리에게 사전에 약속하지 않은 아침도 제공해 주었다.


따뜻한 토스트, 버터, 땅콩버터잼, 커피. 그 모든 것들이 완벽했다. 허기 전 나와 띠또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양식이었다. 허겁지겁 게눈 감치듯 먹는 모습을 연민의 눈빛으로 바라보는 앙헬의 따뜻한 눈빛이 잊히지 않는다.


앙헬 덕분에 아르헨티나 현지인에 집에서 자고 먹으며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2013년, 이구아수 폭포에 아름다운 경관이 아르헨티나 여행에서 인상적이었던 기억이었다. 하지만 마흔이 되어 아르헨티나 여행을 떠올리면 띠또와 앙헬밖에 생각나지 않는다.


아르헨티나에서 소매치기를 당했지만, 여전히 그 여행을 행복하게 기억할 수 있는 것은 띠또와 앙헬 덕분이다.


여행에서 중요한 것은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이 아니라, 여행의 내용이란 사실을 소중한 두 사람을 통해 배웠다. 얼마나 많은 것을 보느냐보다, 얼마나 느끼었는가가 여행의 본질이다.


예상치 못한 일을 겪었지만, 그 덕분에 곁에 있었던 띠또의 소중함을 깨달았다. 그리고 앙헬이라는 좋은 친구를 만나 현지인의 집에서 생활할 수 있었다. 계획하지 않았던 순간들이 여행을 더 의미 있게 만들어 주었다.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모든 과정과 순간이 목적지이다.

그래서 오늘도 계획한 대로 되지 않아도 괜찮다. 그 과정 속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믿는다.


앞만 보고 나아가기보다, 담벼락에 핀 작은 꽃을 볼 수 있는 여유와 관심을 갖고 싶다. 그 안에서 기쁨을 발견할 때 인생은 더 풍요로워지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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