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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리스본

by 아론의책


스페인에 살면서 리스본을 자주 갔다. 여행을 하며 휴식을 하기도 했고, 투어를 진행하기 위해 일하는 마음으로 가기도 했다.


여행으로 가면 여유롭게 도시를 보아서 좋았고, 가이드로 가면 주머니가 두둑해져서 좋았다. 무엇이 되었든 리스본은 중력처럼 끌리는 도시였다.


리스본의 중심 호시우 광장에서 바라본 푸른 하늘과 파스텔톤의 건물은 동화 속 한 장면처럼 느껴졌다. 자연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건축은 하나처럼 보였다.


거리를 걸으면서 향긋한 에그타르트와 커피 향에 취하곤 했다. 배가 고프지 않아도 테라스에 앉게 만드는 매력이 리스본에 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에그타르트를 한입 베어 물면서 리스본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을 바라보며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는 것 자체가 힐링이었다.


어떠한 명소에 가서 무엇을 먹는 것보다 나의 마음이 쉬고 있는 순간이 더 행복했다.

다음 스케줄을 걱정하고, 손님 걱정하는 가이드가 아닌 여행자로서의 삶을 만끽하는 순간이었다.



"여행을 자주 다녀야지. 이렇게 행복하니까."


행복은 마음의 편안함과 함께 한다는 것을 여행을 통해 배웠다. 여행할 때 마음이 가장 편안했다. 아무 걱정도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저 시간이 흘러가는 대로 두었고 그 공간을 온전히 누렸다. 그 순간 여행은 일상이 되고 일상은 여행이 되는 것처럼 느껴졌다.


한 마디로 현지인처럼 여행하는 내가 보였다.


명소에 끌려다니지 않는 제 멋대로의 여행자가 되곤 했다.

가이드로서의 아론과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하지만, 나는 제 멋대로의 여행자가 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여행은 새로운 풍경을 보기 위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관점을 갖기 위함이라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남들이 자주 간다는 가게보다 현지인들이 많은 가게를 좋아했다. 로컬스러운 분위기와 맛이 여행을 더 풍성하게 만드니까.


그런 마음으로 들렸던 해물밥집에서 예기치 않았던 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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