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고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
마음이 무너졌던 날이 있으신가요?
저는 대학생 때, 실험실에서 연구생으로 생활하면서 힘들었던 시간을 보냈습니다.
학과 공부 외에도 실험실에서 해야 하는 일들이 너무 많았습니다. 늦은 밤까지 일을 하면,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쳐 모든 것을 놓고 싶었죠.
그럴 때, 저의 곁을 지켜준 친구가 있었습니다. 말 주변이 없는 무뚝뚝한 사람이었지만 가장 힘들 때 제 곁을 지켜준 친구였습니다.
그는 디테일한 말로 저를 위로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이 차분해질 때까지 묵묵히 제 곁을 지켜주었습니다.
답답하고 짜증스러웠던 마음이 그의 곁에 있을 때 가라앉는 것을 느꼈습니다. 하고 싶은 말을 실컷 쏟아내고 나니 울적했던 마음이 사라졌습니다.
그때, 처음으로 느꼈습니다. 위로는 어떻게 조언을 하느냐보다 얼마나 집중해서 들어주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 '마음'에 닿기 위해 필요한 것은 디테일한 표현력이 아니라 사람을 향한 '진심'입니다.
투박하고 거친 말로 내뱉었던 그의 한마디.
"야, 괜찮아. 지금까지 잘 해왔잖아.
넌 잘 이겨낼 거야."
너무 평범해서 별 거 아닌 것 같은 그 한 마디가 힘들 때마다 생각납니다. 그 말에 담긴 진심이 느껴지기 때문이겠죠.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말을 많이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 끝까지 듣습니다. 상대의 마음이 차분할 때까지요.
왜냐하면, 상대방을 진심으로 생각하고 공감하기 때문입니다.
20년이 지나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제 친구가 말을 잘하는 사람이었다는 사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