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대화는 말을 주고받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대화는 마음을 주고받는 것입니다.
2005년 군에 입대했을 때 친한 동기가 있었습니다. 그는 말주변이 좋아서 주변에 사람이 늘 가득 차 있었고 모르는 것이 없었습니다.
유쾌하면서도 화려한 말솜씨 덕분에 많은 사람이 그를 좋아했습니다. 저도 그를 좋아했지만, 왠지 그와 있으면 불편한 감정이 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자신에 대한 자신감이 넘쳐서 다른 사람을 평가하는 말을 자주 했기 때문입니다. 그의 말을 들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없는 곳에서 나에 대해 저렇게 말하지는 않을까?"
그리고 예감은 틀리지 않았습니다. 제가 없는 곳에서 저에 대한 평가를 한 이야기가 다른 동기를 통해 들려왔습니다.
저는 그가 매력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좋은 사람이 아님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그와 거리를 두고 멀어졌습니다.
말을 잘하는 동기와는 달리 말이 별로 없는 동기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아웃사이더 같은 그를
멀리했습니다. 저도 그처럼 매력 없는 사람이 될 것 같아서요.
하지만, 같이 훈련을 하면서 대화를 해보니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특히, 다른 사람에 대해서 말을 하지 않고 솔직한 점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는 그때 알았습니다.
대화는 말을 주고받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주고받는다는 사실을.
누군가 여러분에게 "안녕하세요?"라고 말한 적이 있었나요?
그 인사는 단순한 인사가 아닐 수 있습니다. 상대방은 당신과 사이좋게 지내고 싶은 마음을 전달한 것일 수 있으니까요.
그때 하는 반응에 따라 그 사람과의 관계가 정해지기도 합니다.
대화에서 중요한 건 언변이 아닙니다. 정말 중요한 건 마음입니다.
상대방이 인사를 걸며 다가올 때 따뜻하게 응답하면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만큼 다른 사람도 존중하고 사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혼자 사는 존재가 아니니까요.
사실, 따뜻하고 친절한 말을 상대에게 전할 때, 그것을 최초로 받는 사람은 타인이 아니라
나 자신입니다.
그렇기에 작은 친절과 미소로 마음을 전하는 사람들은 이미 행복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대화를 잘하는 사람입니다.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니까요.
그런 사람들이 세상에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나와 당신을 통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