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나를 좋아할 순 없다. 왜냐면 나는 치킨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끔은 후라이드 반, 양념 반이 되어 당신들이 원하는 걸 나는 모두 가지고 있어.라고 말하고 싶지만, 나는 본질이 잘 먹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2013년경 글 쓰는 회사에 들어갔을 때 사장은 내 글이 너무 다크 하다고 했다. 2019년 게임회사에 들어갔을 때 사장은 내가 사이코인 줄 알았다고 했다. 게임에서 사귄 친구에게 내 글을 보여주니 거리감이 생긴단다.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건데? 다시 말하지만 난 치킨이 아니다. 고로 크리스마스에도 글을 쓰고 있고, 연휴에도 쓸 예정이고, 생일에도 이미 글을 썼다. 차라리 이대로 죽어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하던 찰나, 그러고 보니 치킨도 죽어서야 기쁨을 준다는 걸 깨달았다.
톡 쏘는 콜라가 되고 싶다. 혹은 잘 우려낸 녹차라던가, 달콤한 라떼나 밀크 코코넛 같은,
우유와 커피, 녹차 안에 풍덩 빠지는 나를 상상한다. 눈을 감았다가 뜨면 풍미 가득한 트러플이 되어 사람들이 나를 칭송하고 수줍어하며 책에 사인을 해주는 나. 강연에 초대되어 사실은 내가 누군가를 가르쳐준다는 깜이 안 돼 여러 번 거절했지만, 결국에는 이 자리에 섰다고 하는...
그런 나를 상상을 할 때마다 거울에 비친 나를 보고 깊은 나락으로 빠져든다. 빛보다 빠른 물질을 발견한다면, 나는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그리고 그에게 다가가 지금까지 어떤 글을 썼냐고 물을까? 겨울은 따뜻하고 하늘은 반짝이고 눈이 뽀송뽀송 하게 내리는 와중에도 나는 머리가 아파 한숨을 쉰다.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이브, 연휴, 그래 모든 건 나와 상관없는 일이다. 어차피 해는 지고 밤은 누구에게나 공평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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