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은 후라이드 반, 양념 반이 되어 모두가 원하는 취향에 맞춰줄까 하지만, 나는 본질적으로 대중에게 먹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누구보다 잘 안다.
스토리 텔링 회사에 들어갔을 때 사장은 내 글이 너무 다크 하다고 했다. 게임회사 대표도 내 글을 보고 사이코인 줄 알았다고 한다. 여사친에게 소설을 보여주니 거리감이 생긴단다.
그래서 뭐? 어쩌라는 건데?
다시 말하지만 내 글은 먹기 좋게 튀겨지는 치킨이 아니다.
어느 날은 내 글이 너무 불쌍해 이대로 뒈져버리는 건 어떠냐고 물은 적이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치킨도 죽어서야 사람들에게 기쁨을 준다는 걸 깨달았다. 그날 썼던 소설을 휴지통에 처박아 버렸다.
톡 쏘는 콜라가 되고 싶다. 혹은 잘 우려낸 녹차라던가, 달콤한 라테나 밀크 코코넛 같은.
우유와 커피, 녹차 안에 풍덩 빠지는 나를 상상한다. 눈을 감았다가 뜨면 풍미 가득한 트러플이 되어 사람들이 나를 칭송하고 수줍어하며 책에 사인을 해달라고 하는 풍경을 떠올린다. 글쓰기 강연에 초대되어 사실은 내가 누군가를 가르쳐주는 깜이 안 돼 여러 번 거절했지만, 결국에는 이 자리에 섰다고 한다.
그런 상상을 할 때마다 나는 더 깊은 나락으로 빠져든다.
빛보다 빠른 물질을 발견한다면, 나는 미래에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그리고 미래의 나에게 지금까지 어떤 글을 썼냐고 물을까?
겨울은 따뜻하고 하늘은 반짝이고 눈이 뽀송뽀송 하게 내리는 와중에도 머리가 아파 한숨을 쉰다.
크리스마스, 크리스마스이브, 연휴, 생일. 그래 모든 건 나와 상관없는 일이다. 어차피 해는 지고 나는 또 쓰는 수밖에 없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