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성 이론
답답한 마음에 하늘을 올려다보니, 거미줄처럼 펼쳐진 전깃줄이 보였다.
너와 나는 그 전선으로 인해 그토록 먼 곳에서도 응답할 수 있었다.
너를 만난 건 지난겨울이었다.
영하 20도의 한파 속에서도 전기는 얼지 않았다.
수신과 발신으로 우리는 감정을 쌓았고, 서로에 대한 마음을 질문과 답변으로 넌지시 알렸다.
하지만 오랜 대화 속에서도 우리의 관계는 모호했다.
마치 추상화를 들여다보는 것처럼 진심을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난 태풍이 지나고 간 하늘을 올려다본 것이었다.
하얀 구름보다 얽히고설킨 전깃줄이 먼저 보였고,
그것이 마치 실타래처럼 엉킨 우리를 말하는 것 같아 가슴이 답답했다.
전선에 흐르는 전자의 속도는 빛의 속도라 한다.
하지만 전자는 절대로 빛의 속도가 될 수 없다.
상대성 이론에 의해 빛보다 빠를 수 없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의 관계가 바로 이것이 아닐까 싶다.
전자가 빛이 될 수 없는 것처럼
우리도 다른 것이 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