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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바빠서 간단하게 쓰는 팁

그런데 길어진 글

by 송아론

https://tum.bg/58EK3x



텀블벅 성과가 좋지 않아 이런 넋두리를 하는 창작자들이 있다.


일단 유명해지는 게 좋다.

SNS나 블로그 관리를 잘해야 후원이 잘 된다.

마케팅으로 돈을 써야 잘 되는 시대다.

텀블벅에서 지인을 동원하라고 했는데, 나는 도움을 받지 못했다.


텀블벅 홈페이지에도 이런 대목이 있다.


[창작자님의 지인과 주변 커뮤니티를 이용한 자력 홍보를 기반으로 펀딩의 규모를 점차 키워나가시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지인 대목은 희대의 X소리다. 지인을 동원하는 건 창작자에게 도움 되는 게 아니라 텀블벅한테 좋은 거다. 텀블벅을 모르는 사람들이 알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텀블벅에서는 이런 말도 안 되는 X소리를 하니 솔직히 짜증이 난다. 창작자는 정말로 지인을 동원해야 하는 줄 오해하기 때문이다.


정확하게 말하는데 어떤 일을 하든, 물건을 팔든, 보험을 하든, 지인 장사를 하겠다는 건 다단계 마인드다. 지인 이용해서 돈 벌려고 하는 사람은 절대로 성공 못한다.


이 외 커뮤니티 이야기는 뭐 틀린 말이 아니니 패스하고.

SNS, 마케팅, 유명해지는 거 이 딴 것도 모두 배제한다.

왜냐고? 나는 저기서 해당되는 게 하나도 없으니까.

유명하지도 않고, SNS나 블로그 관리도 안 하고, 지인 동원은 알림만 부탁한다.

마케팅도 필요 없다.

그러니까 저 위에 것들은 깡그리 무시하자.


텀블벅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딱 하나밖에 없다.

"돈 벌고 싶으면 네가 쓰고 싶은 책 말고 후원자들이 원하는 책을 쓰세요."

끝이다.

후원자들 입맛에만 맞춰주면 다른 거 아무것도 안 해도 상관없다.


그런데 창작자들이 이 생각을 하지 못한다.

왜? 기본적으로 창작이라는 것은 욕구에 따라 만들어지니까.

"네가 뭘 원하든 상관없으니까 닥치고 내가 쓴 책이나 읽으세요."

이런 답정너 같은 마인드가 화를 부른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이게 문제인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특히 텀블벅을 처음 시작 할 때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글을 쓰다 보니, 후원자들도 내 글을 좋아해 줄 거라고 착각한다.

그리고 안 되면 실망을 한다. SNS 탓, 마케팅 탓, 지인 탓, 커뮤니티 탓을 하며 지가 마음대로 글을 쓴탓은 생각하지 못한다.


그러니 다시 한번 정확히 말한다.

내가 쓰고 싶은 글은 일기장에나 쓰고, 사람들에게 선보이고 싶으면 사람들 니즈에 맞춰라.

다른 건 신경 1도 안 써도 상관없다.


P.S 제가 이 법칙을 알게 된 건 텀블벅을 경험한 것도 있지만, 예전에 골목식당에서 잘 되는 사장님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바로 고객에 대한 분석을 열심히 하신 분들이었죠. 백종원은 이미 여기에 통달한 사람이고요. 그래서 고객의 입장에서 솔루션을 제공하는데, 이걸 받아들이지 못하는 사장들이 매회마다 있었습니다. 왜냐면 자기가 만들고 싶은 요리와 철학이 있거든요. 좋게 말하면 고집이고, 나쁘게 말하면 아둔한 겁니다. 근데 이건 아둔한 거예요. 왜냐면 고객을 대상으로 요리를 하겠다는 사람이 자기 입장에서 요리를 하는 거니까요. 책도 마찬가지입니다. 후원자를 대상으로 만드는 책이라면 후원자 입장에서 책을 만드는 게 순서입니다. 그렇게 일단 유명해지면 책에 똥을 싸도 말리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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