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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나 Jul 02. 2024

너의 첫 사회생활

3개월 간의 첫 어린이집 적응기

아이들이 어린이집에는 가야지 엄마도 조금씩 자유시간을 갖게 된다. 하지만 이도 원에 입소한 처음부터 생긴 건 아니었다. 3월이 시작하자마자 가능할 줄 알았는데 웬걸, 후도 낯선 환경에 낯선 어른들, 아기들과 함께 하는 순간이 충격적이었는지 엄청난 ‘엄마 껌딱지’가 되었다. 오히려 어린이집 보내기 전보다 더 힘들었었다. 아침부터 울면서 헤어지고 반에 데려다주러 가면 아이들은 다 같이 엄마 찾으며 울고 있고 그 모습을 보면 멍하게 있던 후도 공포감이 생기는지 같이 따라 울고. 처음에는 1시간씩, 다음 주는 3시간씩 점차 시간을 늘려 가며 원에 적응하는데 데려갈 때마다 아가 눈 밑은 빨갛고 눈물은 그렁그렁해 안쓰럽기도 했다.


6월이 된 지금이야 주말에도 가끔씩 어린이 집 가겠다고 현관으로 이끌며 ‘어기 어기’ 한다. 이제야 어린이집의 재미를 깨달아 가는 것 같다.  등원 전 준비도 어린이집 가야지 한마디를 붙이면 더 쉬워진다. 전문가들은 세돌이 지난 이후 어린이집을 보내라고 하지만 엄마와 단둘이 보내는 시간이 제일 많은 나의 경우에는 어린이집을 돌 이후 보낸 게 잘한 일 같다.

처음 보내야겠다 결심이 든 게 집에서 둘이 보낼 때 문센이나 중간중간 외출이나 하지 아이의 하루가 크게 달라질 것 같지 않아서였다. 아무래도 어린이집에 가면 친구들도 만나 발달이 빠르든 느리든 보고 배우는 것도 생기고, 놀이도 공간도 yes인 곳에서 다양한 경험도 하며 자유롭게 다닐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키즈노트를 보며 나는 무조건 안된다고 했던 가위, 칼 등을 아이용으로 다뤄보기도 하고 모양틀로 식빵도 찍어보기도 하는 활동, 모형으로 체험해 보는 생활들, 식물을 심어보고 물을 주는 모습들을 보며 ‘아 우리 아이가 할 수 있는 게 이렇게 많았구나’를 느꼈다. 위험하고 다소 번거롭다는 이유로 아이의 능력을 조금은 무시했다는 생각도 들었다.


첫 친구들도 생기고 단짝 친구도 생기는 아이의 모습을 보는 건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일이다. 엄마와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들었지만 후의 하루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 더욱 새롭고 재밌는 일들로 채워지고 있다. 늘 반짝반짝 빛나는 하루를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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