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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나 Aug 19. 2024

600일을 지나며



100일 단위로 기념촬영을 하는데 어느덧 600일이 지났다. 600일이나 무럭무럭 자란 아기는 한없이 귀엽다. 말도 많이 늘었다. 조금씩 문장을 만들어 가는지 알아들을 수 없는 외계어를 한 뒤 ~했어. 를 붙인다. 무슨 말인지는 엄마도 이해할 수 없다. 이제는 말도 제법 잘 알아들어 말도 조심하게 된다. 육아서를 보면서 훈육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있다. 예를 들면 말로 계속 안 된다고 하는 것보다는 아야 할 수 있어, 넘어질 수 있어 등 결과에 대한 설명을 더 해주고 일괄되게 반응해 주는 등 나도 부모가 되기 위해 기존의 행동습관들을 고치고 배워야 할 것들이 많다.

말도 어찌나 잘 따라 하는지 지난번 ‘에헤이’ 한번 했다가 그 말이 재미있는지 계속 사용하는 후를 보면 또 무섭다.


중간에 수족구를 거치면서 크게 힘들었다. 30분이 멀다 하고 오열하는 아기, 게다가 어금니까지 올라와서 아픈지 뭘 해도 심통과 짜증.. 18개월 아기는 너무 힘들다더니 제대로 체험했다. (그치만 앞으로도 어려움은 계속 있다 한다.)


이제는 수족구의 아픔도 잦아지고 아기도 컨디션을 회복했는지 다시 애교 많고 즐거운 모습으로 돌아왔다. 어제는 후가 밖의 사이렌소리가 괜히 무서웠는지 꼭 안아달라고 붙어있는데 꼭 붙어 안고 있으니 더운 여름에도 너무 사랑스러웠다. 엄마, 엄마 끝도 없이 말하며 옆에서 눈 맞추고 확인하는 모습에도 그저 행복했다.


아기를 키운다는 건 새로운 사랑을 발견하게 되는 것 같다. 비록 전에 있던 일상들이 전생만큼 아득해지고 커리어 등 미래의 나도 걱정이 된다만 아기의 성장을 함께할 수 있음이 큰 행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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