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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나 Sep 03. 2024

말을 시작한 아기의 일상

아기랑 놀다 보면 웃긴 일이 참 많은데 요즘은 조금씩 말을 해서 인지 더 웃기다.


1. 신생아 때부터 엉덩이가 너무 보드랍고 찰져서 ‘찹쌀 궁뎅이~’ 하고 불렀었다. 기저귀 갈이대를 졸업하고 나서는 안 부른 지 꽤 되었는데 갑자기 어떻게 기억이 났는지 엉덩이를 때리며 “챱딸궁뎅이~!” 라고 했다. 그 단어로 안 부른 지 반년은 넘었어서 깜짝 놀랐다.


2. 응가를 씻기는데 날파리가 날아다니길래 “후야, 똥파리가 친구 하자고 왔다. 어떡해 ~?” 하니 “녜~~!” 한다.


3. 이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한다. 비행기 노래를 부르는데 발음이 너무 귀엽다. 음정은 안 맞지만 조막만 한 입술을 오물거리며 열심히 하는 모습이 웃기다. “떠따떠따 비빙기 나야야 나야야~” 나름 완곡을 한다.



4. 마르가 둘째 고양이 셀로를 괴롭힐 때가 있어서 “안돼, 마르야!”를 자주 외치는데 그래서인지 마르를 보면 “마야! 안대!!”라고 따라 외친다. 아기 앞에서는 찬물도 먹지 말라더니 라는 말을 통감한다.

행동도 마찬가지인데, 선풍기를 발로 끄려고 한다. 보고 배우는 게 무시 못하는구나 싶어 자기반성을 했다.


5. 기저귀 입고 장화신더니 함미집 간다고 찡징거린다.


6. 뭔가 하자거나 먹자고 하면 첫마디가 무조건 ‘시여, 아냐, 으우웅’ 하길래 그냥 하는 소리인 줄 알았다. 그런데 포도 먹을래? 하는 질문에 바로 “네!!” 하면서 벌떡 일어나더라. 그냥 엄마의 제안이 싫었던 거구나, 싶다


7. 개인기를 잘하면 아유 똑똑해! 란 소리를 한 번씩 듣는데 그럼 “똑똑해~”라고 하면서 셀프로 토닥거리며 지나간다. 비슷하게 귀여워, 예뻐 를 따라 하며 스스로를 쓰담쓰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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