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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란도 Dec 23. 2023

동지 팥

내가 그런다고 안 먹을쏘냐!

동지라고 하는데, 팥 삶기가 번거롭게 다가온다. 새벽 배송으로 동지팥죽을 해결하기로 하였다. 이른 아침에 문 열어 보니 아직 도착 전이었다. 그러던 배송이 밤 10시가 되어도 배송되지 않았다. 올해 동지 팥죽은 건너뛰어야 하는가? 조금 남아 있는 팥을 씻어서 삶았다. 내가 자정 전에 팥을 먹고야 말리라! 어느덧 팥이 끓기 시작하였다. 포슬포슬 부서지는 팥알을 먹어 보았다. 그래 바로 이 맛이었다. 국물을 호호 불어서 떠먹었다. 개운한 맛과 팥향이 물씬 풍겼다. 따뜻한 팥 국물이 식도를 타고 내려가며 청소하는 느낌이었다. 이제 이미 동지팥죽을 먹었으니, 언제 오거나 말거나이다. 팥죽이 거의 품절이었고, 배송은 그래서 밀리나 보다. 세시풍속의 특수는 여전한 현상이다. 요즘은 그 이면을 보는 시간이므로, 이해는 갔다. 팥죽을 미리 주문해야 했다는 것도 아울러 명심해야 한다. 2023/12/22/11:40


팥이 익어가고, 팥국물을 사진 찍는데 잠시 어떤 아득함이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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