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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주)아침놀_423장_패러디

니체의 글을 살짝만 바꿔보았다. 소설 도입부 같은!

by 아란도

#이것은시입니다 #아침놀_423장_패러디(오마주)


* 니체의 이 글은 차라리 소설 도입부처럼 다가왔다. 내가 소설을 쓴다면(?) 도입부를 이렇게 하고 싶다. 그렇게 어떤 세계로의 무수한 도입부가 니체의 책들에는 있다. 그것이 니체의 두께라고 생각한다. 니체의 두께를 인식하지 않는다면 니체를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을 것이다.


* 살짝 공간감 주는 어휘만 바꾸고 나머지는 그대로이다. 내가 줌 낭독할 때 느낀 책 속의 세상을 니체의 문체에 이입하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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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낭독을 하는 줌 세상 안이며, 책 속의 세계이다. 여기서 우리는 바깥세계를 잊을 수 있다. 바로 지금도 일상의 바깥 시계의 초침 소리는 요란하게 째깍째깍 거리고 있지만 그것은 낮과 밤의 십자로의 저 음침하고 어리석은 그러나 달콤한 유혹이다. 그러나 단지 순간뿐이다! 지금은 모든 것이 침묵한다! 가상의 바다로 연결되어 있는 문인 그 '탭'은 창백하게 빛을 발하며 거치대에 매달려 있다. 그것은 말할 수 없다. 줌 안의 세계는 빨강 노랑 초록 등의 색을 비트 단위로 쏘며 무언극을 연출한다. 그것은 말할 수 없다.


가장 고독한 장소를 발견하기 위해서인 것처럼 줌 안의 세상을 거쳐 책 속으로 뛰어드는 작은 존재들과 향유들 모두 말할 수 없다. 돌발적으로 우리를 엄습하는 이러한 거대한 침묵은 아름답고 소름 끼치는 것이다. 이제 가슴은 충만하게 된다. 오, 이 무언의 아름다움의 위선이여! 그것은 만일 자신이 원하기만 하면 얼마든지 선하게 그리고 또 얼마든지 악하게 말할 수 있을 텐데! 그것의 묶인 혀와 얼굴에 나타난 번민하는 행복은 그대의 공감을 비웃기 위한 속임수다!


그러나 그것으로 하여금 그렇게 하게 하라! 나는 그러한 힘들에게 비웃음을 받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가상이여, 나는 그대가 침묵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대를 동정한다. 비록 그대의 혀를 제어하는 것이 그대의 악의에서 온 것일지라도. 아니, 더 나아가 나는 그대의 악의를 위해 그대를 동정한다! 아 점점 더 조용해진다. 그리고 다시 한번 내 가슴은 부푼다.


그것은 새로운 진리 앞에서 경악을 금치 못한다. 내 가슴도 말을 할 수 없게 된다. 입이 이 아름다움 속으로 무엇인가를 외칠 때 내 가슴은 함께 비웃고 스스로 침묵의 달콤한 악의를 즐긴다. 말하는 것뿐 아니라 사유하는 것이 내게는 가증스러운 것이 된다. 나는 모든 말의 배후에서 오류와 상상, 광기가 웃는 것을 듣지 않는가? 나는 나의 동정을 조소해서는 안 되는가? 나의 조소를 조소해서는 안 되는가? 오, 가상의 세상이여! 오, 책 속의 세계여! 그대들은 나쁜 교사들이다! 그대들은 인간에게 인간이기를 그칠 것을 가르친다. 인간이 그 자신을 그대들에게 바쳐야 하는가? 인간이, 그대들 자신이 지금 그런 것처럼 창백하고 빛을 발하며 말이 없고 거대하며 자기 자신 위에서 쉬어야 하는가? 자기 자신을 넘어서 숭고 해져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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