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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란도 Sep 10. 2024

여름의 끝에서 한낮을 즐기는 방법

갯골캣핑장에서


캠핑장에서 한낮을 보내는 방법

캠핑 요리

그늘을 따라 이동하는 유목민적 정오와 오후

모기의 현재 집중과 가려움이 주는 현실 도피 심리는 동시적이다


갯골에서는 무엇을 먹어야 할까

끝여름의 캠핑

바다가 있는 곳은 회가 좋을 거야

시원한 하이볼과 함께

한적한 어둠이 캠핑장에 내려앉고

밤은 나무 사이로 깊게 침투하고

음악은 이 공간을 분리해 주고...


민어 튀기기

올리브 오일을 조금씩 첨가하며 튀기기

가는소금과 후추와 허브도 뿌려주고...

바짝 바삭하게 튀겨서 간장 또는 발사믹  소스에 찍어 먹었지


빛을 피하는 방법

그림자 속 사람 되기


새우 튀기기

치즈와 콘칩과 포도

안주인가 반찬인가

새우를 올리브오일에 튀기기

가는소금과 후추와 허브 뿌려주기


어둠의 장막 안에서 차 한 잔

90년대 동호 숙을 우렸어


집으로 가는 길

의자 하나에 나사가 빠졌지

산책 삼아 걸어서 집으로 왔지

한 사십 분 밤길을 걸었지

모기와 땀은 여름밤에서 분리하기 어려워

그런데도 사방의 장막과 멀리 보이는 야경은

그로테스크한 공간구성을

신비롭게도 잔잔한 안정과

미묘한 공포에서 오는 주변의 촉각에 주의집중을 요구하고 있었어


사람과 캠핑 짐을 운반해 주는 전기운송차가 갯골캠핑을 안내해 주지


캠핑은 가장 사실적인 노동과 신체 반응을 요구하면서도 동시에 그 공간을 하나의 막으로 분리하는 결계가 만들어지지


집과 가까운 캠핑장

경쟁률이 높아서

처음 가 봤지

캠핑 사이트 간격이 조금만 더 넓으면 금상첨화일 듯했어

전반적으로 국공립 캠핑장 사이트 간격은 벌어지는 추세인 듯해

캠핑장에 피크닉 오는 분위기

거리가 가깝다는 것은 그런 가벼움이 있어서 좋아

가까운 1박이 주변에 있는 캠핑장의 묘미일지도

공원을 대체하는 갯골 캠핑장

이런 형태가 더 늘어났으면 하는 소망이 있었어


끝여름의 태양과 모기는 내 정신의 나사도 뺄 참이었지

그런데 의자에 나사가 빠진 바람에

모기와 찐득한 땀을 흘리며 집으로 걸어서 왔지

거리가 가깝다는 것은 곧 쾌적하게 집으로 피신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해

알겠지!


여름 한낮은 큰 텐트가 더 알맞은 것 같아

그 위에 타프도 치면 더할 나위 없을 테고...

늘어지려면 천장이 높고 통풍이 잘되는 공간 크기와 시선 차단은 필수일 테니까



박농민은 아침에 일찍 걸어서 집에서 씻고 다시 오전쯤에 왔었지

물론 나는 그때까지 꿈나라였지

빛이 점점 나를 익어가게 하려고 할 때 깨었지

그다음 날 집에서 편하게 숙면을 취하고 있을 무렵

박농민은 다시 걸어서 캠핑장엘 갔지

그리고 캠핑 짐을 정리해서 운송차로 나른 후 차에 싣고 와서 다시 짐을 내렸지

물론 나는 꿈나라에 있었지


결국 나는 1박 2일의 캠핑이었고 박농민은 1박 3일의 캠핑을 한 셈이지

이것은 모두 거리가 가까워서 믿을 구석이 있었기에 행할 수 있었던 액션들이었지

집 나가면 장비빨이라는 것은 캠핑이 오래되어도 필수야!



__________

갯골 캠핑장


갯골에서는 회와 하이볼



민이와 방울토마토 파스타





새우 튀기기와 볶음밥


차 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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