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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과 무의식 - 무의식을 이기는 방법

몽테뉴 23장 습관에 대해, 그리고 기존의 법을 쉽게 바꾸는 것에 관하여

by 아란도

우리가 천성으로 타고난다고 말하는 양심의 계율들은 습관에서 비롯된다. 누구나 자기 주위에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견해나 풍속을 마음으로 존중하는 까닭에, 거기서 벗어나게 되면 회한을 느끼고 그것을 잘 따르면 스스로 만족감을 느끼는 것이다.


옛날 크레타 사람들이 누군가를 저주할 때면 신들에게 그가 부디 나쁜 습관에 빠지게 해 달라고 빌었다.


그러나 습관의 권능이 가진 가장 강력한 효과는, 우리가 그것에서 벗어나 우리 자신으로 돌아와 습관의 명령이 합당한 지 따지고 판단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우리를 낚아채서 장악한다는 점이다.


사실 우리는 태어나 엄마 젖을 빠는 것과 동시에 습관의 명령을 들이마시기 시작했으니, 그리고 세상의 얼굴은 그 상태로 우리 시야에 처음 들어오기 시작했으니, 마치 우리는 그 길을 따라가는 조건으로 태어난 것처럼 보인다.


그리고 우리 주위에서 옳다고 받아들이고 있고 우리 조상들이 그 씨앗을 우리 영혼에 주입한 일반적인 생각들은 그 때문에 보편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으로 여겨지는 것이다.


그런 까닭에 습관의 틀을 벗어난 것은 이성의 틀을 벗어난 것인 양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대개는 그런 생각이 얼마나 얼토당토않은 일인가!


나 자신을 알려고 공부하는 우리가 배운 바처럼, 사람마다 지혜로운 금언을 듣는 즉시 그것이 어떤 점에서 자신과 관련이 있는지를 생각한다면, 누구나 그 금언이 그저 좋은 말이 아니라 자신이 지닌 판단의 일상적 어리석음을 후려치는 매운 채찍질임을 알게 되리라.


그러나 사람들은 진리의 충고와 교훈들이 사람들 일반에게 한 말이지 결코 자기에게 한 말은 아니라고 여긴다. 그래서 그것을 자기 행실이 아니라 어리석게도, 또 아무 쓸모없이, 기억 속에 새겨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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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의 권능이 가진 가장 강력한 효과는, 우리가 그것에서 벗어나 우리 자신으로 돌아와 습관의 명령이 합당한 지 따지고 판단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우리를 낚아채서 장악한다는 점"

이 문장은 우리가 부지불식 간에 무의식 상태로 접어들 때에 어떤 현재를 잊어버릴 때 발생할 확률이 높은 것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때 무의식 상태에서 이미 자기도 모르게 형성된 습관이 튀어나오게 된다. 그런데 만약 이 습관이 현재 상황에서 필요한 습관이 아니었다면 낭패를 보기 쉽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기존에 형성된 습관 위에 덧씌울 무엇이 필요하다. 즉 습관을 업그레이드해주는 것이다. 습관이 가장 빠르고 강하게 형성된 것은 역시 규칙성이다. 하지만 규칙성이 인식되려면 내용을 바꾸어 주어야 한다. 이를테면 선언이나 공표와 같은 형식으로 인식시키지 않으면 과거의 또는 기존의 습관기억이 더 힘을 발휘한다.


무의식 안에 어떤 업그레이드된 내용이 아직 모호하기 때문이다. 무의식적인 습관 기억은 무의식적 상황 또는 어떤 것에 몰입하고 있을 때에 또는 생각이 딴 데 가 있을 때에 나타나기 쉽다. 현재와 일치가 되는 습관 형성을 만들고 싶다면 '새로운 룰(바뀐 규칙의 내용)'의 규정이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공표하고 그것을 반복적으로 행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게 각인되고 몸이 기억하여 습관기억이 된다. 나는 이러한 방식이 무의식을 이기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현재에 맞게 업그레이드해주는 것만이 기억이 건강해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몽테뉴_에세_습관과무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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