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테뉴 #에세2_1장_옮겨쓰기
몽테뉴 #에세2_1장_옮겨쓰기 '모순된 상황과 변덕과 동요' (1)
1장/ 우리 행동의 변덕스러움에 관하여
______
1.
인간 행동을 해명해 보려고 애쓰는 사람들은 그것들을 한데 모아 통일된 모습으로 제시하려 할 때만큼 당황하게 될 때도 없다. 그것들이 통상 너무도 기이하게 서로 모순되는 탓에, 같은 상점에서 나왔다는 게 도저히 불가능해 보이기 때문이다.
소小 마리우스는 어떤 때는 마르스의 아들이다가 어떤 때는 비너스의 아들이 된다. 교황 보니파시오 8세는 여우처럼 교황직에 오르고, 사자처럼 재위하다가, 개처럼 죽었다고 한다.
관례에 따라 어떤 범죄자의 사형 선고 판결문을 내밀며 서명해 달라고 하니까 "내가 글씨를 쓸 줄 몰랐다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답했던 사람이 바로 저 잔인성의 표본인 네로였다면 누가 믿을까?
만사가 이런 예들로 가득하고, 나아가 우리 각자가 스스로에게서 하고많은 실례를 얻을 수 있으니만큼, 나는 때로 식견 있는 사람들이 그 같은 조각들을 꿰맞춰 보려고 애쓰는 것을 보면 이상하게 여겨진다.
내가 보기에 희극 작가 푸블리우스가 증명하듯, 이랬다저랬다 하는 것은 우리 본성의 가장 흔하고도 명백한 악덕인 것 같으니 말이다.
""재고할 수 없는 결심은 나쁜 결심이다"" _푸블리우스 시루스_ (에세 2 1장, p12)
*푸블리우스/ B.C 1세기의 시리아 출신 시인, 희극 작가, 푸브릴리우스가 정확한 이름이나 흔히 푸브리우스라고 부르므로 몽테뉴가 쓴 바에 따른다.
_________________
2.
한 인간을 그의 삶이 보여 주는 가장 일반적인 모습들을 통해 판단하는 것은 얼마간 타당하다. 하지만 우리의 행습과 견해가 원래 얼마나 변덕스러운지를 보면, 괜찮은 저자들마저 우리를 가지고 일관성 있고 견고한 구조를 구성해 보려고 기를 쓰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자주 들었다.
그들은 보편적인 가닥을 잡아서, 그것이 주는 이미지에 의거해 한 인물의 모든 행동을 정리하고 해석한다. 그리고 충분히 꿰맞추기가 어려우면 가식으로 치부해 버린다.
아우구스투스는 이들에게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 사람의 행동은 너무도 두드러지고 갑작스럽게, 그러면서도 지속적으로 변화무쌍하게 보였고, 그래서 그는 가장 대담한 판관들에게도 재단당하지 않고 온전히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이다.
나는 인간에게 확고부동만큼 어려운 것은 없고, 변덕만큼 쉬운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세부적인 일들을 통해, 그리고 하나하나 따로따로 보고 사람을 판단하는 자가 진실을 말할 공산이 클 것이다.
고대 전체를 통틀어 명백하고 확고한 지조를 지키며 산 사람은 열두엇도 찾아보기 어렵다. 그런데 그것이 지혜의 주된 목적이다.
한 고대인(세네카, '루시리우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은 "지혜를 한마디로 요약하고 우리 삶의 모든 법칙들을 하나로 뭉뚱그리자면, 동일한 일을 변함없이 원하거나 원치 않는 것"이라고 했으니 말이다. 그는 말한다. " '의지가 올바르기만 하다면'이라는 단서를 달 생각조차 없다. 왜냐하면 의지가 올바르지 않으면, 늘 동일할 수 없는 까닭이다."
사실 나는 일찍이 악이란 일탈이다. 절도의 결여일 따름이며, 따라서 악에 확고부동을 부여할 수는 없다는 걸 터득했다. 모든 덕의 시작은 반성과 숙고이며 그 끝과 완성은 확고부동이라는 것은 데모테네스의 말이라고 한다. 숙고를 통해 확고한 길을 잡는다면 가장 훌륭한 길을 잡을 것이다. 그러나 누구도 그럴 생각을 하지 않았다.
"원했다가는 팽개치고, 금방 버린 것을 다시 원하고, 항상 둥둥 떠다니고 있으니, 그의 인생은 영원한 모순이다" _호라티우스_ (에세2 1장, p13)
______
* 사진/ 그림자 다루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