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을 무더위를 텃밭 이웃들과 음식을 먹으며 보내다
무더웠던 7월을 마무리하며 보내는 방법으로 땀 흘리며 음식을 만들어 보았다. 영상을 보다가 딱 꽂힌 음식, 킵해 놓았다가 드디어 실행에 돌입하였다. 음식을 연습하려면 어느 정도의 양이 확보되어야 한다. 이 무더운 7월에 두부튀김 요리 아닌 요리를 만들어 텃밭으로 향했다. 텃밭 오두막에 앉아서 한 분 두 분 모여드는 가운데 있는 그대로 펼쳐 놓고 요리를 먹었다.
바로 먹으면 더 맛있었겠지만 다소 한 시간 여가 지나니 두부가 식었다. 겉바속촉의 식감이 다소 떨어졌지만 날씨가 더워서였을까 두부 속은 여전히 부드러웠다. 텃밭 이웃 분들은 기꺼이 내 음식의 시식자들이 되어 주었다. 가져오신 맥주는 이보다 좋을 수는 없을 정도로 갈증을 날려주었다. 이열치열 놀기 좋은 무더운 7월 오후였다. 다행히 땀은 흐르지만 바람이 불어서 한참 동안 앉아서 우리는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러한 이야기들이 7월의 기억 안으로 스며들었다.
두부는 작은 채소 가게에서 민생지원금으로 산 것이다. 전분은 채소 가게에서 팔지 않아서 다른 마트에서 샀다. 민생지원금은 골고루 날라다 주려고 하려고 하였지만, 너무나도 더운 날씨에 의해 맥주 비중이 커졌다. 만들어 보지 않았던 요리에 집중하여 땀을 흘리는 시간, 묘한 쾌감이 있었다. 그럼에도 이렇게 땀 흘리며 요리하는 것도 간혹 가다이니 할 만했던 것일 것. 오늘은 시원한 바람이 분다. 이상도 하지, 시원하니까 오히려 아무것도 하기 싫다니! 그렇지, 너무 더우면 냉바람도 머리 아프다. 차라리 움직여서 더위를 뚫고 나가는 것이 때로는 더 나은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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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판에 무를 한 개 가는데 팔 떨어지는 줄 알았다. 이거 생각보다 무 갈기가 만만치 않은 일이었다. 두부는 전자레인지에서 3분 돌리면 물이 잘 빠진다고 했는데, 생각만큼은 아니었다. 4분 돌려야 했나? 키친타올로 다시 살살 깨지지 않도록 눌러서 물기를 뺐다. 전분을 돌려가며 사각면에 모두 골고루 묻혔다.
전 부치듯이 기름을 두르고 부쳤는데, 한편으론 차라리 튀김처럼 튀겨내는 것도 괜찮을 듯싶었다. 그러나 아서라! 남은 기름은 어쩌려고! 두부에 물기가 덜 빠졌는지 전분을 뚫고 기름이 탁탁 튀기도 했다. 조심조심! 두부 튀기는 것도 쉽지 않군 했다. 쯔유 소수에 생수를 부어 희석하여 간을 맞췄다. 마른 가스오브시를 올리고 갈아서 무즙을 꽉 짜서 뺀 후 경단으로 만들어 놓은 무를 올렸다.
연두부를 사야 했는데 나는 일반 두부를 샀다. 어쩐지 입에서 살살 녹는 그 맛은 아니더라. 다음에는 연두부로! 물론 일반 두부도 괜찮았다. 다음 날 다시 만든 튀김 두부를 반만 먹고 그다음 날에 1/4쪽은 팬에서 데우고, 1/4쪽은 전자레인지에 데웠다. 두부에 다이콘 오로시 올리고 송송 실파 올리고 가스오브시 올리고 희석한 쯔유 부은 후 먹었는데 나름대로 괜찮았다. 두부 속은 부드러웠기 때문이다. 일본 요리 중에서 아게다시도후는 입맛에 잘 맞는다.
_____ai 정리_____
일본 요리/ 아게다시도후(揚げ出し豆腐)
갈아서 경단 모양으로 만든 무, 일본에서는 이렇게 간 무를 "다이콘 오로시(大根おろし)"라고 부른다.
- 다이콘은 '무' , 오로시는 '갈다'라는 뜻이다.
- 물기를 짜서 동그랗게 모양을 잡으면 오로시 단고(おろし団子)처럼 표현할 수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그냥 "다이콘 오로시"라고 한다.
- 요리 위에 올릴 때는 "간 무를 얹는다"는 의미로 사용된다.
이 요리는 일본에서 "아게다시도후(揚げ出し豆腐)"라고 불린다.
- "아게다시"는 튀겨서 국물에 담근다는 뜻이고, "도후"는 두부다.
- 바삭하게 튀긴 두부에 쯔유 소스를 붓고, 가쓰오부시와 다이콘 오로시를 올리는 방식이다.
- 이 도후 요리는 특히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인기 메뉴다.
- 간단하면서도 깊은 맛이 나서 집에서도 자주 만들어 먹는 요리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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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부 햐쿠친(豆腐百珍)』에 등장하는 옛날 두부 요리들
『두부 햐쿠친』은 1782년에 출판된 일본의 요리책으로, 무려 100가지의 두부 요리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은 당시 두부가 얼마나 다양하게 활용되었는지를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다. 『두부 햐쿠친』은 단순히 요리법만 나열한 것이 아니라, 요리의 이름, 재료, 조리법, 그리고 때로는 유머와 풍자까지 담겨 있어 당시 사람들의 생활과 감성을 엿볼 수 있다.
여기 몇 가지 흥미로운 옛날 두부 요리를 소개한다.
- 아게다시도후(揚げ出し豆腐): 두부를 튀겨서 국물에 담가 먹는 요리로, 지금도 이자카야에서 인기 메뉴다.
- 히야야코(冷奴): 차갑게 먹는 생두부 요리. 간장과 파, 생강 등을 곁들여 간단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즐길 수 있어다.
- 유도후(湯豆腐): 따뜻한 다시마 육수에 두부를 데워 먹는 겨울철 인기 요리.
- 시라아에(白和え): 으깬 두부에 참깨, 된장, 야채 등을 섞어 만든 무침 요리.
- 구이두부(焼き豆腐): 두부를 구워서 간장 양념에 졸이거나 그대로 먹는 방식.
- 두부덴푸라(豆腐天ぷら): 두부를 튀김옷에 싸서 튀긴 요리로, 아게다시도후와 비슷하지만 바삭함이 강조된다.
- 두부만쥬(豆腐饅頭): 두부를 반죽처럼 사용해 속을 넣고 찐 요리. 지금의 두부볼이나 두부완자와 비슷한 느낌이다.
- 고모도후(胡麻豆腐): 참깨와 두부를 섞어 만든 고소하고 쫀득한 식감의 요리. 지금도 사찰 요리로 유명하다.
- 카즈노코도후(数の子豆腐): 청어알(카즈노코)을 두부에 섞어 만든 고급 요리. 당시에는 귀한 재료였다.
- 아마도후(甘豆腐): 설탕이나 꿀을 넣어 만든 달콤한 두부 디저트. 지금의 두부 푸딩과 비슷한 느낌!
- 미소즈케도후(味噌漬け豆腐): 두부를 된장에 절여 숙성시킨 요리로, 치즈처럼 진한 풍미를 느낄 수 있다.
- 쿠즈도후(葛豆腐): 쿠즈(갈근) 전분을 섞어 만든 투명하고 부드러운 두부. 여름철 별미다.
- 토후노카스야키(豆腐の粕焼き): 두부에 사케 찌꺼기(酒粕)를 섞어 구운 요리로, 은은한 향과 감칠맛이 특징이다.
- 토후노스이모노(豆腐の吸い物): 맑은 국물에 부드러운 두부를 넣은 간단한 수프. 지금의 일본식 두부국과 유사하다.
- 토후노칸로니(豆腐の甘露煮): 두부를 달콤한 간장 소스에 졸인 요리로, 디저트처럼 먹기도 했다.
- 토후노카라시아이(豆腐の辛子和え): 두부에 겨자 소스를 곁들인 매콤한 무침 요리. 입맛을 돋우는 별미였다.
- 토후노스노모노(豆腐の酢の物): 식초와 함께 무친 두부 요리로, 상큼한 맛이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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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햐쿠친(百珍)”
일본어로 “햐쿠(百)”는 100, “친(珍)”은 진귀한 것, 별미, 진미를 뜻한다.
“햐쿠친(百珍)”은 ‘100가지 진귀한 요리’ 또는 ‘100가지 별미’라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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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두부 요리가 100가지나 되다니, 놀라운 일이다. 이것만 만들어 봐도 한 세월이 흐를 분량이다. 아게다시 도후는 전분을 묻혀 튀기니까 살짝 스테이크 먹는 느낌도 났다. 그래서 나는 두부튀김에 라구소스를 올리고 전자레인지에 데운 후 먹었는데, 정말 스테이크 먹는 느낌이었다. 라구소스와 두부튀김도 잘 어울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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